“디지털 세상에서도 음반판매업자들의 역할은 존재합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음반소매업계는 지난 몇 년간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의 번성으로 음반판매가 줄어들면서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음반판매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이들과 오랜 공생관계였던 레코드 회사들마저 온라인 음악 배포에 나서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미국 내 굴지의 음반유통업체였던 웨어하우스사는 이미 부도가 났고 세계 최대인 타워 레코드도 부도 일보직전이다.
파멜라 호로비츠 전미음반판매자협회(NARM) 대표는 이처럼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음반유통업계에도 생존의 길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무궁무진한 음악의 바다에서 소비자를 위해 음악을 정렬하고 선택하고 추천해주는 사람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호로비츠 대표는 오랫동안 음반판매업자들이 구전마케팅을 벌여 왔고 이것이 음반판매를 좌우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단이 달라졌을 뿐 역할은 그대로라는 주장이다.
이는 콘텐츠 소유권을 갖고 있는 음반업자나 가수 등이 직접 수행할 수 없는 역할이다. 호로비츠는 `프레스플레이`나 `뮤직넷`처럼 음반업자들이 시도해온 유료 온라인 음악제공 서비스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 음악에 대한 평가를 광고라고 여길 수밖에 없기 때문.
그렇다고 해도 `과연 어디서 수익을 얻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도 아직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 “세상을 한 가지 잣대로 칼로 무 베듯 잘라 해석할 수 없듯이 디지털 세상에서 음악유통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것이고 거기서 역할을 찾을 뿐”이라는 대답이다.
“`콘텐츠가 왕`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소비자가 왕`입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음악은 소용이 없죠. 이 단순하지만 불변의 진리에서 방법을 찾을 겁니다.” 최근 구입한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즐기는데 재미를 부쳤다는 호로비츠 대표가 조만간 내놓을 해법이 궁금해진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