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투자를 권유할 때 투자위험 등을 미리 알렸다면 사기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사채업과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F사의 감사로 있으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42차례에 걸쳐 19억여원을 받아낸 혐의(사기)로 기소된 정모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F사가 상인이나 건설업자 등에게 높은 이율로 단기간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사채업을 운영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었고 정씨가 투자를 권유하면서 사업방식을 알려주는 등 피해자가 사업내용과 위험 정도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정씨는 지난 2004년 2월부터 1년반 동안 F사 감사로 있으면서 고율의 수익금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데도 매월 투자금의 5%를 이자로 주기로 하고 안모씨에게 19억1,5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정씨에게 무죄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