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대 은퇴자의 83%가 경조사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경조사비로 116만원을 쓰고 결혼식에 11.2회, 장례식에 5.1회 참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축의금으로 회당 7만원, 부의금으로는 7만3,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4일 50~70대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은퇴 이후 경조사비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자의 과반이 훨씬 넘는 83%가 경조사비로 가계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크게 부담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6%, 약간 부담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7%에 달했다. 반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6%,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 특히 연간 경조사비 지출액이 많은 봄ㆍ가을은 은퇴자의 체감 경조비 부담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적정 경조사비로는 축의금이 5만6,000원, 부의금은 5만7,000원으로 답해 실제 지출 금액보다 1만5,000원 정도 낮았다.
경조사비 결정 기준으로는 친분이 46%, 과거 받은 금액이 42%로 나타났지만 현재 생활 수준은 2%에 불과해 경조사비 지출시 형편보다 무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후소득이 부족할 경우 응답자의 46%가 경조사비를 줄이겠다고 답했지만 응답자의 43%는 경조사비를 줄일 수 없다고 답해 경조사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응답자의 11%는 경조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경조사 문화에 대해서는 전체의 63%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가족과 친척을 중심으로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67%로 가장 많았고 본인의 경제적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답변이 21%로 뒤를 이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경조사 문화 개선에 공감하는 사람이 10명 중 6명꼴"이라며 "친분과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문화다 보니 빠듯한 살림에도 무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