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盧대통령과 푸틴

고광본 기자<증권부>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치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노무현 대통령이 하노버산업박람회장을 방문했다면 우리나라와 기업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가 매우 컸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한 13일(현지시간) 오후 현지 교포와 유학생들은 “푸틴 대통령이 하노버산업박람회를 활용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반면 노 대통령은 현지 언론에 부각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방독 일정이 마침 하노버산업박람회 기간과 맞아 떨어지기까지 했는데 박람회장을 찾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가 이미지 제고와 우리 기업 홍보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교민사회가 노 대통령의 하노버산업박람회 방문을 적극 희망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하노버산업박람회는 전세계 6,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박람회로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대통령의 방문은 수출시장 공략을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번 하노버산업박람회의 파트너 국가 수반으로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함께 하노버산업박람회장을 찾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노버박람회에 매년 참가해온 기업인 L씨는 “푸틴 대통령은 독일에 올 때마다 박람회에 참석, 비즈니스 외교의 장으로 활용하며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노 대통령은 이번 방독기간 동안 한ㆍ독 기업간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기 위한 테크노캐라반사업 등 비즈니스 외교에 적지 않게 신경을 썼다. 하지만 전세계 바이어들이 몰려드는 하노버박람회 기간인 4박5일이나 독일에 체류하면서도 박람회 활용 방안을 챙기지 못한 것은 대통령 보좌진과 외교 라인의 실책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프랑크푸르트 교민인 K씨는 “시내 주요 장소에 대기업 명의로 노 대통령 부부의 대형 사진과 경축문구가 내걸렸는데 현지인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로 비쳐지지도 않는 이런 전시행사는 이제는 지양하고 실용 외교를 적극 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