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국 6월부터 지방채 대거 발행… "고수익 채권투자 기회"

베이징 등 10곳 1,092억위안규모… 중앙정부서 20년 만에 발행 허용

디폴트 리스크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률 국채보다 높아 매력적

상하이 등 4곳 신용도 AA+ 이상 나머지 6곳도 A+이상 평가받아



중국 정부가 20년 만에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면서 중국 채권이 투자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표시 국채의 경우 신용등급이 같은 여타 국채에 비해 금리수준이 높은 만큼, 중국 지방정부가 보증하는 채권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국채금리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앞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아 기대 수익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총생산(GDP)이 10%를 넘게 차지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중국 채권의 발행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시장화 개혁과 지방정부 부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지방정부채권, 정책금융채권, 우량국유기업채권의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며 "다소 신용위험이 높긴 하지만 고수익 채권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글로벌 분산투자 효과를 위해 중국 채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관련 상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7월부터 10개 도시 지방채 발행=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의 예산 효율과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의 채권 직접 발행을 허용한다. 중국은 그동안 과도한 부채증가와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 대한 우려에서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금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산관련 법이 개정되는 대로 이르면 7월 초부터 지방채 직접 발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채 자체 발행이 허용된 곳은 중국 6개 성과 4개 시. 동부 저장, 장쑤, 산둥성과 남부의 광둥성, 저개발 지역인 중서부 장시, 닝샤를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시와 동부 연안 칭다오 등이다. 이번 조치로 해당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개입 없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고 상환에 대한 책임도 직접 지게 된다.


지난 2009년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을 위해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허용했지만 2009~2010년에는 지방정부 채권을 모두 중앙 재정부가 대신 발행했다. 2011년 말부터는 베이징 등 주요 지방정부의 지방채 직접 발행이 허용됐으나 여전히 재정부가 지방정부 채권의 원리금 상환 등 일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원리금 상환까지 지방정부가 담당하게 되면서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간섭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이 확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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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채 투자 매력은= 10개 지방정부가 자체 발행할 지방채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략 1,092억위안(17조8,39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2일 가장 먼저 발행 계획을 발표한 베이징시가 재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지방채 발행 한도는 105억 위안으로, 환경개선과 교통시설 확충을 위해 각각 55억 위안과 39억 위안을 지방채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상하이가 126억위안, 광둥 148억위안, 장쑤 174억위안, 산둥이 134억위안을 각각 발행 한도로 책정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지방채의 투자 매력은 신용도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방채의 디폴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방정부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겠지만 중국 국채보다는 높고 정책은행이 발행하는 정책금융채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1,092억위안에 달하는 10개 성ㆍ시의 지방채가 쏟아지며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분석도 글로벌 IB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방채 금리를 예단하긴 이르지만 일단 지난달 28일 기준 3년만기 국채 금리인 3.92%와 정책금융채 3년만기 금리인 4.12%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지방정부별 신용도에 따라 금리차이를 고려하면 정책금융채보다 높은 수익률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지방정부 신용도는= 지방정부 채권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도다. 아직 중국의 신용평가가 정밀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가 수익률의 첫 번째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정부채권이 시장에 유통이 가능한 전자채권으로 발행 후 전국 은행 간 채권시장과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만큼 채권을 발행할 지방정부의 신용등급 책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정부는 앞서 지난달 22일 시범지역 지방채 발행 허용방안을 발표하면서, 적합한 신용평가기관을 선정해 시범지역 정부의 신용등급을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중국 신용평가회사인 펑위안크레딧레이팅이 각 지방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기초로 조사한 결과, 예상대로 베이징ㆍ상하이ㆍ선전ㆍ칭다오의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펑위안크레딧레이팅은 지방정부의 재정수입과 재정지출 삭감 능력, 자금 유동성, 중앙과 상급 정부의 지원 등을 기준으로 분석해 이들 4개 도시의 신용등급을 AA+ 이상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6개 지방정부의 신용도도 A+이상으로 평가됐다. 펑위안크레딧레이팅은 이에 대해 "이번에 선정된 지방채 발행 시범지역의 신용상태는 대체로 우수한 편"이라며 "지방정부 신용평가에 있어 중요한 지표는 상환능력이 아니라 자금 유동성"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 지방정부가 상당규모의 국유자산과 국유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 자산을 어떻게 현금화하느냐에 따라 신용등급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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