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증인 채택이 속속 불발되고 대신 전문경영인들이 하나둘씩 증인으로 확정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조대식 SK㈜ 사장을 10일부터 시작되는 국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SK㈜·SKC&C 합병 경위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 등을 따지기 위해서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장 출신의 김한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주인종 전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각각 론스타 사태와 경남기업 여신지원 논란과 관련해 증언대에 서게 됐다.
안전행정위원회는 인터넷실명제 합헌 논란과 관련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는 부산시 건축 인허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결정됐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도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채택했다. 택시호출 앱 '카카오택시'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서다.
대기업 오너 경영자 중 정몽구 회장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역이득공유제에 대한 견해를 듣기 위해 증인 채택을 추진했으나 여야 의견 차이로 무산됐다. 국토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땅콩회항'과 관광진흥법 개정 등을 묻기 위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부르려고 했지만 마찬 가지 이유로 불발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상법 개정 등 문제로 복지위 및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증인 채택 요구가 나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롯데 사태로 코너에 몰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여러 상임위에서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곳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재벌업무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는 출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등은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을 추진했지만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채택이 불발됐다.
현재 오너 일가 중에서는 조현준 효성 사장이 정무위 증인으로 확정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