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류] 소주업계 공병확보 비상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세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소주값이 대폭 인상될 것을 예상한 일부 도매상들이 소주를 대량 구입해 쌓아놓는 사재기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공병 회수를 못해 공장 가동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가장 힘든 곳은 진로. 최근 「참眞이슬露」소주가 큰 인기를 끌며 판매가 폭증하면서 뜻밖의 고민을 하고 있다. 참이슬은 지난 8월 한달동안 159만상자(4,785만병)를 팔며 국내 시장점유율 20.2%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진로는 이같은 수요에 대기 위해 매일 350만개의 술병이 필요하지만 공병이 모자라 최근 어쩔 수 없이 신병 제작물량을 늘렸다. 두산, 보해양조등 다른 소주업체들도 공병 회수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소주업계의 공병 회수율은 75~80%선으로 평소의 90%에 비해 10~15%포인트가 떨어진 상태. 업체들은 모자란 부분을 신병 제작으로 메우고 있지만 신병은 제작비가 비싼데다 유리업체의 생산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필요한 양만큼 공급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두산이 진로에 「상표권침해중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 공병확보전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두산은 진로가 자사의 그린소주병에 참이슬 상표를 붙여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체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신청」도 함께 냈다. 이에 대해 진로측은 『수많은 소주병을 사람이 골라내다보면 섞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방에서는 남의 회사 병을 사용하는 사례가 30%는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공병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업계에서는 최근 사재기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소지과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72년 시행한 것으로 세율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한 물품에 대해 세금 차액을 부과하는 제도다. 이는 라벨이나 병마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제기됐으나 당장 도매상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석 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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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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