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미국 간 양자대화를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오는 12월8일 북한을 방문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체류 일정을 1박2일로 잡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또 방북단도 보즈워스 대표를 포함, 주요 정부 부처 관계자 4∼5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통령 특사로는 세번째인 보즈워스 대표의 이 같은 평양 체류 일정과 방북단 규모는 과거 특사방북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가급적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피하고 북핵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북미대화는 폭넓은 협상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달리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타진하는 자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그동안 북핵 문제를 6자회담보다는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이번 대화에서 북핵 문제를 북미관계 정상화, 미국의 대폭적인 대북지원 등과 연계시켜 포괄적 담판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간) 보즈워스의 평양 체류 기간과 관련, "하루 반나절(a day and half)가량일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정부의 윌리엄 페리 특사 때는 3박4일(1999년 5월25∼28일)이었고 부시 행정부의 제임스 켈리 특사 때는 당초 계획보다 하루가 늘어난 2박3일(2002년 10월3∼5일)이었다. 미국의 행정부가 바뀌면서 미국 특사의 평양 체류 일정이 계속 짧아지는 양상이다. 이 관계자는 방북단 규모에 대해서는 "4∼5명 정도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8명씩이었던 페리와 켈리 특사 때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셈이다. 페리 특사 때는 애시턴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 웬디 셔먼 국무부 자문관, 필립 윤 페리 조정관 보좌관, 월러스 그렉슨 국방부 소장, 에번스 리비어 국무부 한국과장, 케네스 리버설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 통역인 통 킴, 그리고 정보당국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