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4년 앞서 ‘유전자변형생물체(LMO)법’을 발효한 일본의 경우 중앙정부의 안전성 규제뿐 아니라 개별 지자체 단위에서도 조례ㆍ지침을 통해 LMO 확산을 저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은 카르타헤나 이행법인 ‘유전자변형생물 등의 사용 등 규제에 따른 생물다양성 확보에 관한 법률’이 발효된 지난 2004년 2월 이후 2년이 채 안된 2006년 말까지 옥수수 11건, 콩 4건, 목화 6건, 유채 3건 등 총 31건의 LMO를 ‘환경방출(밀폐조치 없이 자연환경에 노출)’용으로 새롭게 승인했다. 2000년 이후 승인된 환경방출용 LMO가 총 88건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증가속도는 상당히 빠르다는 평가다. 때문에 재배 승인된 LMO의 환경파괴 가능성을 우려해 이바라키ㆍ시가ㆍ이와테ㆍ훗카이도ㆍ지바ㆍ도쿠시마ㆍ니가타현 등 상당수 지자체가 중앙정부 규제와는 별도의 자체 조례와 지침 등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예컨대 2005년 3월 훗카이도 의회는 유전자변형작물의 화분(꽃가루) 교잡 가능성을 이유로 이를 규제하는 일본 최초의 조례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의회는 조례에서 유전자변형작물 재배시 인접 동종작물과의 격리 거리를 중앙정부 규제지침보다 2배 가까이 높인 ▦벼 300m 이상 ▦사탕무 2,000m 이상 ▦옥수수 200m 이상 등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일본 지자체들이 위해성 차단 차원을 뛰어넘어 각 지자체별로 특산 농산물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수단으로 조례와 지침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LMO법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경우 2001년 5월 LMO에 대한 포괄적 규칙인 ‘농업LMO생물체 안전관리 조례’를 공포하고 하위 안전관리규칙 등으로 안전성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인구증가와 사막화 등으로 인한 식량공급 증대 필요성 때문에 미국ㆍ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캐나다에 이은 세계 5위의 GMO작물 재배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