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이트맥주, 물량부담에 '발목'

칼스버그측 지분 매도로 주가 약세행진<br>"실적전망은 좋아 불확실성 해소 땐 상승"




“실적 전망은 좋은데 물량부담 때문에…” 하이트맥주가 칼스버그의 지분 매도 부담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상승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10일 하이트맥주는 전날보다 6,000원(4.03%), 최근 3개월 동안 최고점(17만1,500원)에 비하면 17% 가량 떨어진 1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일 8% 급등한 것을 제외하곤 약세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하이트맥주는 덴마크 맥주제조업체이자 최대주주의 지분 공동보유자인 칼스버그가 하이트맥주 지분의 11.86%에 해당되는 227만6,052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칼스버그는 지난해 12월 주식을 빌려 파는 대차거래 방식으로 하이트 지분을 매각했으며, 이날 공시는 앞서 이뤄진 거래의 정산이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96년 11.86%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하이트맥주 지분을 25%까지 늘려왔던 칼스버그 보유지분은 13.14%로 줄어들었다. 단 국내 칼스버그 생산 및 판매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은 유지될 것이라고 하이트 측은 밝혔다. 문제는 나머지 13%의 주식이 언제 시장 매물로 나올 지 알 수 없다는 점.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칼스버그 본사가 부채 누적을 해소하기 위해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 처분에 나선 것”이라며 “남은 지분 13% 역시 추가 매각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작년 말부터 주가에 부담을 준 매물 요인이 부각됨에 따라 단기적인 주가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위원은 “대기 매물은 주가에 중립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다음에야 주가가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칼스버그가 차익 실현을 위해 연내 하이트맥주의 나머지 지분을 내놓을 것”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칼스버그의 지분 매각이 하이트맥주의 기업 전망과 무관하게 이뤄진 결정인 만큼,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진로 인수에 따른 시장지배력 상승 정도에 따라서는 향후 주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정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칼스버그 지분 매각은 단기 부담으로 그치고 올해 영업이익이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목표주가 21만5,000원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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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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