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배당 착시효과' 주의를

결산기일 바뀐 종목 많고 특정기업 쏠림현상 심해


연말 배당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결산기일이 바뀐 종목이 많고 특정기업으로 쏠림현상도 강화돼 '배당 착시효과'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12월 결산법인들의 기말 배당금 총액은 약 11조1,199억원으로 추정돼 지난해보다 18.8%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수익률도 1.09%로 0.1%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얼핏 보면 기업들이 연말에 배당을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질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우선 삼성전자와 금융주가 변수다. 삼성전자가 시가배당을 1%로 올리기로 하면서 전체 배당금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3월 결산법인이던 금융주들의 결산월이 올해 모두 12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액이 시기만 바뀌어 더해졌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총배당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배당 증가(감소)분에서 차비하는 비중이 85%(77%)에 달할 정도로 특정 종목 비중이 크다"며 "올해 배당시즌에는 쏠림현상과 착시현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KT가 기존 '2,000원' 정책을 포기해 배당 불확실성을 높인 점도 배당시즌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증권가에서는 KT가 올해 주당 1,000원 정도를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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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정보기술(IT) 업종의 배당 증가세가 뚜렷한 반면 올해 업황이 좋지 않았던 금융과 건설기계주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종목별로는 전통적 배당주로 꼽히는 하이트진로· KT&G· 무림P&P 등이 4% 이상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던 LG유플러스와 코웨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올해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됐다.

예년의 경우 연말 배당수요에 따른 자금유입으로 지수가 탄력을 받기도 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배 당수요를 이끄는 외국인자금이 지난 9월과 10월에 선제적으로 집중 유입된 까닭에 막상 연말에는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 연구원은 "연말 배당수요에 따른 지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그 강도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며 "올해는 연말 배당주 투자전략을 특정 종목보다는 전체 지수의 흐름과 그에 따른 영향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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