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업률 의미.전망] 실업난해소 앞이 안보인다

「실업율·실업자수 사상최고」통계청이 22일 발표한 12월중 고용동향의 결과는 한마디로 비관적이다. 실업율과 실업자수가 지난 83년 월별 실업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실업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의 고용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따라 최악의 실업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실업율 7.9%는 조만간 8% 벽이 깨질 것이라는 전조에 불과하며,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라는 설명이다. ◇실업자 왜 늘었나=지난해 1월 4.5%에 머물렀던 실업율은 12월들어 7.9%로 3%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실업자수도 같은 기간 93만명에서 166만명선으로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IMF 체제하에서 진행된 각 부문 구조조정으로 퇴직자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데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신규 고용마저 꽁꽁 얼어붙은 결과다. 여기에 겨울철 들어서면서 농림어업, 건설업등 기본적인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고, 졸업을 앞둔 10·20대 학생들이 대거 구직전선에 뛰어든 것도 실업율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구조적인 경기불황에다 계절적 요인마저 가세하면서 실업율 사상최고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실업율을 지난해 예상치(6.8%)보다 훨씬 높은 8%대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 정부와의 정책협의에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같은 비관적 전망이 너무 빨리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실업율은 7.9%로 이미 8%대의 코앞에 다가섰고, 어느 순간 8%를 넘어설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특히 올 한해 고용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요인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향후 실업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재벌을 포함한 대기업 구조조정의 집행 효과가 사실상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제일·서울은행등 해외매각되는 금융기관들의 인력정리도 올 상반기중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업요인은 늘어가는 반면 신규 고용창출은 더디기만한 상황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계속 진행되면서 당분간 실업자수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대책 뭔가= 정부는 지난 19일 지식산업과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올해중 5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의 99년도 종합실업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특히 향후 4년간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율을 5%대로 안정시키고 올 실업자수를 150만명선에서 억제한다는 구체안을 제시했다. 실업자 생활보호를 위해 6조2,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같은 실업대책이 과연 어느정도 효과를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의욕적인 실업대책을 발표했지만 예상된 실업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경기가 호전되고 기업투자가 되살아나기 전까지는 실업난 해소의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올들어서도 실업자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금리인하와 건설경기 부양등으로 경기진작에 나서고 있지만 실업자 흡수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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