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블랙프라이데이 잡자" 미국 유통업체 총력전

한해 이익 40% 올리는 대목… 경기회복에 소비확대 기대 커져

월마트·베스트바이 등 대형업체, 할인기간 연장·최저가판매 확대

대대적 이벤트 준비하며 고객 몰이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현지 대형 유통업체들의 판매대전이 본격 개막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데 올해는 오는 28일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연말까지 미국인 연간 소비의 20%가량이 집중되며 미 대형 유통업체들도 한해 이익의 40% 정도를 이 짧은 기간에 올린다. 한해 장사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특히 올해는 미 경기회복과 유가하락 등에 힘입어 소비가 살아나자 유통업체들이 최저가 도입 확대, 빅세일, 할인기간 연장 등으로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대전을 주도하는 것은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월마트가 그동안 블랙프라이데이 하루만 시행하던 할인행사 기간을 연장해 추수감사절 오후6시(온라인은 자정)부터 5일간의 '블랙프라이 위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최저가 판매제도'의 비교 대상을 기존 오프라인 업체에서 온라인쇼핑 업체인 아마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월마트는 100개 상품에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2만개 제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가령 65인치 비지오 스마트 LED TV를 648달러에 판매하는가 하면 16기가 아이패드 미니를 199달러에 팔면서 30달러짜리 기프트카드까지 덤으로 주고 있다.


전자 유통 양판점인 베스트바이, 유통업체인 타깃과 JC페니, 백화점인 메이시스와 벨크, 장난감 전문점인 토이저러스 등 다른 대형업체도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개장해 무료배송 서비스, 미끼상품 등 대대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타깃은 60인치 삼성 스마트 LED TV를 30%가량 할인한 798달러에, 니콘 L330 카메라는 99달러에 판매한다. 베스트바이도 50인치 파나소닉 LED TV를 단돈 200달러에 내놓을 계획이다. 아마존의 경우 이미 이달부터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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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는 미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릴 기미를 보이면서 블랙프라이데이 특수 잡기가 유통업체들의 사활이 걸린 과제로 등장했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올 11~12월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4.1% 늘어난 6,1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 2013년 3.1%, 지난 10년간 평균 2.9%를 훨씬 웃돈다. 블랙프라이데이 판매 증가율이 4%를 웃돌기도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 유가하락, 고용증가, 주가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 등에 힘입어 미 소비회복 추세는 여러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14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월(-0.3%)보다 0.3% 늘면서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특히 자동차 휘발유를 제외할 경우 미 소매판매는 전월(-0.1%)대비 0.6% 증가했다. 이날 발표된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도 89.4로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통업체들의 판매대전이 해마다 가열되면서 추수감사절 근무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저임금에 시달리는 유통업체 매장 직원들이 휴일에 가족과 단란한 저녁을 보낼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월마트 노조의 경우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1,600개 매장에서 최저임금 등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월마트 노조는 전날 로스앤젤레스 지역 월마트 매장에서 시위를 벌이다 23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반면 온라인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백화점 업체인 노드스트롬와 마셜,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 주택 관련 용품 업체인 홈디포 등 최소 13개 대형 소매업체는 추수감사절에 문을 닫는다. 매출손실을 보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충성고객 확보 등의 측면에서 장기 이익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추수감사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는 문구를 걸어놓고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 증가, 할인기간 연장 등의 여파로 추수감사절 개장이 매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펄로대의 새뮤얼 카펜 마케팅 교수는 "고객들도 추수감사절에 억지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불편하다"며 "차라리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충실히 준비해야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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