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예상 깨고 TV 생중계 체제안정 대내외 과시

■영결식 이모저모<br>장성택·리영호·김기춘 등 후견인들 영구차 호위<br>김정은 의장대에 거수경례<br>29일 대규모 추도대회

37년간 북한을 철권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을 예상과 달리 북한중앙TV가 생중계를 했다. 북한 내부 사정상 돌발상황을 대비해 녹화중계를 하는 것이 관례지만 김정은 체제가 확고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이기 위해 생중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영결식은 눈이 내린 가운데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열렸다. 전일부터 평양 지역에 내린 눈으로 영결식은 당초 예상보다 4시간 늦은 오후2시부터 시작됐다. 전날 밤부터 내린 눈 때문에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평양에는 아침부터 많은 인력이 동원돼 제설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영도자와 영결하게 되는 수도의 거리거리, 온 나라의 도시와 마을들은 내리는 눈을 쓸고 또 쓰는 수많은 군대와 인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했다. 생중계된 TV 화면의 첫 장면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울면서 도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매체들이 내세웠던 김 부위원장의 '효' '감성' 등 따뜻한 지도자의 모습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 모습을 보인 북한 내 권력의 핵심은 지금까지 드러난 김정은 체제 후견인들과 일치했다. 영구차 오른쪽에선 김 부위원장 뒤로 장성택ㆍ김기남ㆍ최태복이, 김 부위원장 건너편 쪽에서는 리영호ㆍ김영춘ㆍ김정각 등이 영구차를 호위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공백이 생긴 북한 권력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결식에도 군부에 대한 김 부위원장의 애정이 나타났다. 검은 코트를 입고 차량의 오른쪽 맨 앞에서 걸은 김 부위원장은 의장대를 지나며 거수경례를 했다. 영결식은 김 위원장의 '선군통치'의 옹위세력인 인민군 사열로 마무리됐다. 영구차량이 금수산기념궁전 앞에 도열한 조선인민군 군기 종대와 육ㆍ해ㆍ공군 및 노농적위대 의장대를 지나며 인민군과 작별을 고했다. 영구차가 인민군대 앞에 이르러 군기수들이 군기를 숙연히 앞으로 숙이자 명예 의장대장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동지,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노농적위군 명예위병대와 군기종대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를 추모하기 위해 엄숙히 정렬했습니다"라고 영접보고를 했다. 인민군 사열을 마친 김 위원장 영구는 평양시내를 돌며 주민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군악대 차량이 선두에서 '김정일 장군의 노래'와 장송곡 등을 연주한 가운데 영결식장을 빠져 나온 김 위원장의 영구차량은 금성거리를 지난 영흥 네거리~비파거리~전승광장~영웅거리~천리마거리~충성의다리~통일거리~낙랑다리~청년거리~문수거리~옥류교 등을 지나 김일성 광장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의 영구차는 김일성 광장에서 평양시민과 작별을 고하는 노제(路祭)를 열고 금수산기념궁전으로 향했다. 마지막 애도일인 29일에는 김일성 광장에서 1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위원장을 추모하는 대규모 추도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독려할 예정이다. 북한은 영결식과 중앙추도대회를 모두 마치면 북미접촉에 나서는 등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미뤘던 국가적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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