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이 석유수출을 중단할 경우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비축유를 수년간 방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의 휘발유 재고 감소 소식 등 새로운 악재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사흘째 거침없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클로드 만딜 IEA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TV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하루 270만배럴을 생산하는 이란의 석유수출이 중단되면 회원국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할 것”이라며 “우리는 40억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수년간 방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IEA는 지난해 9월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의 석유시설 밀집지역을 강타하면서 ‘오일 쇼크’ 가능성이 높아지자 26개 회원국들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고유가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공급차질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재 비축분을 방출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석유공급이 중단되는 등의 사태가 없으면 비축유를 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이란 핵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 감소 등 새로운 악재가 등장하면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시장의 예측보다 2배 이상 많은 540만배럴이나 줄며 7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원유 재고도 예상과는 반대로 80만배럴 줄어 한달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산유국의 유가 상승 경고도 석유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주요 부처장관 회의에서 “석유제품들이 유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유가가 아직 실제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볼리비아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 등 3개국 정상과 함께한 자리에서 “매장량은 고갈되고 있지만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저유가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