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전자 국내 첫 도입/삼보·큐닉스도 내달 부분시행일반 소비자가 PC 부품의 사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주문생산(BTO·Build To Order)방식이 PC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가 지난해 BTO방식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데 이어 큐닉스컴퓨터, 삼보컴퓨터가 다음달부터 이를 부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BTO는 PC 제조업체가 부품 사양을 일방적으로 정해 PC를 생산, 판매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소비자가 개인의 용도에 맞는 마이크로프로세서(MPU)나 메모리,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 PC 부품의 사양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같은 BTO방식의 확산은 무엇보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발생하는 재고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BTO방식을 도입해 실시한 결과, 완제품의 재고부담은 10일에서 3일로, 부품의 경우 15일에서 5일로 줄어드는 등 재고부담에 따른 관련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의 경우 개인이 정말로 필요한 사양의 PC를 구입하는 등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다는 게 이 방식의 장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개인의 용도에 비해 과도하거나 별로 사용하지 않는 부품을 줄여 거품 현상을 제거할 수 있어 적정한 가격으로 PC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큐닉스는 오는 9월2일부터 「큐닉스 사이버 쇼핑」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소비자들이 취향에 맞는 사양의 PC를 구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사이버 쇼핑은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사양의 부품을 선택하면 이에 맞는 제품을 배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삼보는 다음달 22일부터 일부 대리점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BTO방식의 PC 판매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는 이 방식을 다른 대리점으로 점차 확대하는 한편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전자·LG-IBM·대우통신 등은 행정망용 PC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PC 판매에는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이를 확산하기에는 선결과제가 많다고 판단하고 이 방식의 채택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