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은행 신용대출 "말로만"

17개銀 신용비중 99년比 0.6%P 상승 그쳐정부의 거듭된 신용대출 확대 정책에도 불구, 은행들의 신용여신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신용대출은 물론 보증여신도 줄어든채 담보여신만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신용대출 회피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신용대출 정책에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신용여신 확대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금감원이 1일 집계한 '은행별 신용여신비율 추이'에 따르면 국내 17개 일반은행의 지난해말 현재 총여신(지급보증 포함)중 신용여신 비율은 50.3%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신용대출 유도책에도 불구, 지난 99년말의 49.7%에 비해 불과 0.6%포인트 상승한데 그친 것이다. 담보여신 비율은 99년말에 비해 0.1%포인트 오른 39.8%였으며, 보증여신비율은 9.9%로 99년말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은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여신 비율을 줄여, 지난 99년말 34%였던게 2000년말에는 33.4%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담보여신 비율은 0.6%포인트 상승했다. 17개 은행중 구조조정 대상인 6개 은행(한빛ㆍ광주ㆍ제주ㆍ외환ㆍ경남ㆍ대구)의 신용여신비율이 하락했으며, 특히 국내 최대 여신규모인 한빛은행은 한해동안 11.4%포인트나 내려앉았다. 금감원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및 신용여신 부실화에 대한 책임 문제 등으로 이들 은행이 신용여신 취급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신용여신비율 하락이 눈에 띠어 6개 지방은행의 평균 신용여신비율은 지난 99년말에 비해 2%포인트나 내려앉은 38.4%에 그쳤다. 금감원은 이 같은 현상이 지방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지역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ㆍ보증위주의 여신운용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 지방은행들의 근본적인 존립근거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서는 피상적인 대출책임 면책이 아닌 적극적 신용대출 행위에 대한 성과 배분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며 "은행별 신용평가모형과 함께 대출건별로 여신심사역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분석결과 신용여신 비율이 오른 11개 은행중에선 주택은행이 10.2%포인트나 상승,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용여신비율이 가장 큰 곳은 제일은행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할부금융채권 매입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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