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창조대국' 꿈꾸는 중국

고진갑 <베이징 특파원>

“독자 브랜드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창출하는 ‘창조대국’을 만들자.” 최근 중국 언론의 화두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난 14일 폐막된 중국 10기 전국인민대표회의(全人大)를 전후해 이 같은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언론의 논조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ㆍ기술을 육성해 초일류 국가로 비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최고 지도부의 행보와도 궤를 같이 한다. 최고 지도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올해 전인대에서 행한 중국 정부의 정부업무 보고에도 여실히 녹아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정부업무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무려 14차례나 썼다. 특히 기술혁신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올해 국가과학기술 발전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격경쟁력이 아닌 기술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겠다는 야심을 수면 위로 드러낸 것이다. 이를 위한 준비작업은 이미 마무리됐다. 지난 2003년 중국 과학기술부가 발간한 ‘중국의 기술예측 보고서’를 토대로 앞으로 10년 동안 전략적 핵심기술로 육성할 기술들을 앞서 발굴해놓았다. 중국이 중점 개발할 기술들은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ㆍ신소재 관련 기술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집적회로 분야의 시스템온칩 기술 ▦항바이러스 유전자 변형 농작물 품종개량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디지털멀티미디어 방송용 발광소자 기술 및 디지털 압축ㆍ전송ㆍ인코딩 기술 ▦생물의약 및 면역 기술 ▦생물전이 기술 등 7개 기술은 향후 10년간 전력을 기울일 핵심기술로 꼽았다. 또 ▦국가정보 보안시스템 ▦고성능 컴퓨터 ▦고성능 금속구조재료 ▦광전자 정보재료 ▦첨단 복합재료 ▦나노 ▦차세대 에너지 재료 기술 등 21개 기술도 국가전략 기술로 선정,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기술수준을 높이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1등’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늦어도 오는 2020년에는 세계를 주름잡는 기술을 최소 100여개로 늘리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며 하드웨어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로 올라선 중국이 소프트웨어까지 창조를 지향하는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이 과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변화의 중심에서 바라본 중국의 발 빠른 움직임이 한편으론 궁금하고 한편으론 두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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