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의 투자마인드 살려야

삼성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이 내년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져 기업들의 투자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매출 137조원에 세전 순익 15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은 내년에 시설투자에8조8,000억원, 연구개발에 4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설비투자의 경우 올해에 비해 35%나 증가한 규모이고 연구개발투자도 16%나 늘어난 규모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유망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브랜드ㆍ디자인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거둔 삼성의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전략은 삼성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상당히 위축되었던 게 사실이다. 대기업의 부채비율 규제와 과잉설비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 각종 규제와 불안한 노사관계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투자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기피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투자는 꾸준히 확대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기업들의 투자는 불가피한 것이지만 국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있는 생산시설까지 중국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어 이대로 가는 경우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주요 산업의 공동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 같은 산업 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로 하여금 가급적 국내에 투자를 많이 하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국내 경제여건의 변화와 중국의 부상 등으로 어느 정도 산업의 재편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유망산업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런 면에서 삼성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경영과 과감한 투자가 실현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노사관계 안정 등을 비롯해 투자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제조업은 한물간 것이라는 식의 섣부른 풍조도 고쳐져야 한다. 우리경제는 구조적으로 앞으로도 제조업 위주의 수출주도형 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처럼 되 살아나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우리경제의 잠재력을 확충하고 성장활력을 불어넣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