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쇠고기 추가협상] "촛불 민심이 최대 우군이었다"

추가협상 타결까지 뒷얘기<br>金본부장 고비때마다 집회사진 보이며 美압박<br>MB-부시 통화후 청와대 물밑접촉 지원 나서

청와대와 정부는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 후 베일에 가져진 협상 진행 과정을 일부 공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 말 브리핑에서 협상이 고비에 이를 때마다 촛불집회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0일 집회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미측을 설득했다고 밝혀 촛불민심이 역설적으로 최대 우군이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 측은 추가협상 요구를 받아들인 미국을 높이 평가하며 “한미 동맹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 측 요구가 잘 안 받아들여져 귀국하려고 한 것이 두번 있었다”고 말했다. 귀국을 위해 김 본부장이 15일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떠났다가 미측 요청으로 협상장에 돌아온 후에도 협상 막바지 주요 요구사항에 진전이 없자 또 한번 박차고 나갈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협상에 직접 참여한 김 본부장의 입장을 고려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대신 나서 귀국 카드가 미측을 압박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었음을 언론에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광장과 태평로 일대가 촛불로 가득 메워진 10일 시위현장을 담은 대형 사진을 협상 테이블에서 미측에 보여줬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김 본부장은 미측이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 등 과학을 강조하면 촛불집회 사진을 가리키며 “이게 과학으로 이해되냐”며 “과학만으로 모든 게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청와대는 추가협상에서 상당한 양보를 한 미측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쇠고기 추가협상은 단순한 통상협상 차원이 아니라 한미 동맹을 새롭게 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장관급 간 추가협상을 위해 정부가 사전에 준비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7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로 추가협상의 원칙을 세우고 김병국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백악관 및 미 정부 인사들을 연쇄 접촉해 추가협상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추가협상 전 김 전 수석은 미측과 ▦추가협상이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되는 쪽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미국 대선기간 불거질 수 있는 관련 업계 및 의회의 반발과 통상마찰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미국ㆍ타국 간 쇠고기 협상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4원칙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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