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예대율 100%이하로 낮춘다

금융당국, 안전성 강화위해 예금 늘리고 은행채·CD 발행 축소유도


은행권이 예금은 늘리는 대신 은행채ㆍ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을 줄이는 방식으로 현재 120%를 웃도는 예대율을 100% 이하로 끌어내린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자산 확대 경쟁으로 예대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안정성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이를 100%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 2005년 이후 은행들이 본격적인 덩치 키우기 경쟁에 나서면서 예금보다는 대규모 자금조달이 손쉬운 은행채와 CD 발행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예금에 대한 대출의 비율을 가리키는 '예대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예대율은 외환위기 이후 80%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2004년 100%를 넘어선 데 이어 2006년 말에는 119%로 높아졌고, 2007년말에는 120%를 돌파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최근까지 "예수금에 CDㆍ은행채를 포함할 경우 예대율은 85%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예대율은 여전히 80%대"라고 주장해왔다. 은행채와 CD를 포함할 경우 예대율은 2006년말 81.1%에서 2007년말에는 85.6%로 늘어났지만 올 9월말에는 85.0%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예금이 대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나지 않자 시장성 수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지난해 은행들은 예금은 4조원만 받고, 대출은 74조원이나 늘렸다. 부족한 대출재원 70조원은 CD(24조원)와 은행채(26조원) 등을 통해 조달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장성 수신에 문제가 생기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CD 등 3개월짜리로 조달한 자금을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로 빌려주다가 CD 발행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CDㆍ은행채 등을 포함한 예대율은 80%대지만, 이를 제외할 경우 예대율이 120%대로 높아지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과 은행은 예금을 늘리고 은행채ㆍCD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은행들은 지난 10월에 정기예금을 통해 19조원을 조달했다. 9월에 2조원을 유치했던 것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은행채는 7,000억원을 발행하는데 그쳐 8월(3조9,000억원)이나 9월(2조9,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예대율을 경영지도비율로 운용하다가 외환위기 직후 제외했지만, 최근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이를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과 맺는 양해각서(MOU)와 별도로 자금조달 구조, 예대율에 대해 지도할 예정"이라며 "예금은 늘리고 은행채 의존도는 낮춰 예대율을 자연스럽게 내리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원화 유동성비율 규제 완화로 예대율을 낮출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의 자금부장은 "유동성 조달기준이 3개월에 1개월로 줄면서 CDㆍ은행채 등 장기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아졌다"며 "은행 수신을 늘리고 은행채를 줄여 예대비율을 100%대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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