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3월 12일] 우주산업 미래 성장동력 되려면

우주산업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경제불황 속에서도 세계 우주산업 시장은 1,444억달러로 역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다. 2003년 이후 연평균 14% 정도로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위성TV, 위성통신, 지구관측 등 위성을 활용한 위성서비스 산업은 전체 우주산업 매출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세계6~7위권의 위성기술 수준을 확보한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위성활용 분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목적실용위성 2호의 위성 영상을 유럽우주청(ESA)에 3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2,200만달러(약 29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선진 우주개발기구인 유럽우주청에 위성 영상을 수출하게 된 것은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다목적실용위성등 발사 앞둬 국내에서도 그동안 값비싼 외국의 위성 영상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공공기관들이 우리 위성이 촬영한 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다목적실용위성 5호와 3호 등이 발사되면 해상도와 성능이 더욱 향상된 다양한 영상을 확보하게 돼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위성 영상 수출국으로서의 위상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우주산업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우주개발이 이미 궤도에 오른 우주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의 우주개발 분야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이 참여하는 우주개발은 사업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우리나라 통신해양기상위성을 아리안 5호에 실어 우주로 올려 보낼 상업용 위성발사 전문업체 아리안스페이스사는 2003년 4월부터 2009년 말까지 37회 연속 로켓 발사 성공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 위성발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선진국들에 비해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아직 우주 관련 산업체의 참여가 미흡한 편이다. 그러나 우주개발 예산이 약 3,000억원에 이르고 매년 1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게 된 지금, 그동안 연구기관이 습득한 우주기술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전수함으로써 우주기술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우선 정부는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표준화된 실용위성의 개발을 점진적으로 산업체가 주관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목적실용위성 3A호의 본체 개발을 당초 계획했던 오는 2016년보다 앞당겨 올해부터 조기 시범사업으로 착수할 것이다. 그동안 축적된 발사체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진행될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에서도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발사체 하드웨어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민간업체의 참여가 확대될 예정이다. 부가가치가 높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우주산업은 눈에 보이는 직접적 수익 외에도 통신ㆍ정밀기계ㆍ신소재 등 연관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민간기업 개발참여 확대해야 지난 8여년에 걸친 나로호 개발과정에서도 국내 160여개 기업이 참여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축적을 이뤘고 이를 다른 산업에 적용할 경우 적지 않은 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된다. 나로호의 추진설비와 구동장치 시스템 개발을 통해 얻은 노하우로 산업용 정밀가동 장비의 고정밀 위치제어시스템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나로우주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발사통제 시스템과 나로호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 소재의 개발은 조선산업과 소재산업 등에 활용돼 관련 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는 이제 우주개발 단계를 지나 우주개발의 성과를 이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ㆍ민간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력으로 우주기술의 산업화를 활성화하고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 우리의 강점 기술을 기반으로 우주 활용 분야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우주는 미래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