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방중 4일째 김정일, 경제개발구에 이어 영빈관 건너편 할인점 깜짝 방문..

장쩌민 만찬 회동한 듯. 상하이 또는 난징 이동 예상..

방중 내내 무숙박 강행군을 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나흘째인 23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짧은 외출만 하고 숙소 양저우 영빈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69세의 고령인 김 위원장이 건강이 회복됐다 해도 3일 동안 3,000km 열차 이동은 무리여서 전날 밤 양저우 도착 후 휴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북한의 극심한 에너지난과 식량 부족 상황을 감안한 탓인지 태양전지 생산시설과 할인점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양저우 영빈관을 나와 시내 한장개발구를 방문해 중국의 세계적 태양광업체인 화양태양유한공사를 시찰했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영빈관 건너편에 자리잡은 할인매장을 10여분 동안 깜짝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할인점에서 쌀과 식용유 등 식품류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짧은 외출이 역설적으로 영빈관에서 양저우 출신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중국 전현직 고위층과 회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장 전 주석 등 중국 고위인사와 함께 영빈관에서 만찬을 겸해 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0년 첫 방중 이후 장 전주석과 네 차례나 회담을 가지며 끈끈한 관계를 가졌던 점을 감안할 때 이곳에서 다시 회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외교 소식통의 진단이다. 일부에서는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김 위원장의 양저우 역 도착 때 마중 나와 동행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 부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싱가포르의 리콴유 초대 총리를 만났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해 양저우에 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누구를 만난 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관심은 앞으로의 동선. 양저우 2일간의 체류가 중국 개혁ㆍ개방 1번지인 중국 남부 광둥성의 광저우, 선전 등 남방 행의 또 다른 시작인지 아니면 인근 상하이로 움직여 경제시찰 마무리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양저우 서남쪽의 난징으로 방향을 튼다면 지난 2006년 1월 방중 때처럼 중국 남부 광둥성을 돌아보는 10여 일에 가까운 장기 코스가 될 공산이 크다. 당시 중부지역의 우한을 거쳐 수직 남하한 김 위원장은 광저우의 난사 경제개발구, 선전의 하이테크 산업단지 등을 둘러본 뒤 다시 북상해 베이징에 들러 정상회담을 갖고 귀국길에 올랐다. 현재로서는 상하이의 영빈관인 서교빈관의 공안 경비가 삼엄하고 일반인의 예약을 받지 않고 있어 양저우에서 상하이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좀 더 유력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하이에서든 중국 남부의 선전에서든 지난 92년 중국 개혁ㆍ개방의 총설사 덩샤오핑(鄧小平)이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개혁ㆍ개방을 천명했듯 이와 비슷한 북한식 개혁ㆍ개방 플랜이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중국 최고지도자가 김 위원장과 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등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압록강의 황금평 개발과 나선(나진ㆍ선봉)특구 등 북·중 변경지역의 경제협력과 북한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지원을 담고 있는 ‘중ㆍ조우호협력조약’의 개정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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