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인사이트] 기업혁신대상 최우수 CEO상 받은 박주봉 대주·KC 회장

도전과 진솔 리더십, 폐업위기 기업 살려냈다

자본잠식·파업 등 악조건… 창의경영·소통으로 극복

코레스·케이씨 회생시켜

대주이엔티 다각화 승부…14년만에 매출 40배 성장

"직원들 소임 다할 수 있게 이끄는 것이 혁신" 강조



공기업이었던 화학소재회사 케이씨와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주코레스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과거 존립 위기를 겪은 부실기업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1972년 설립된 코레스는 알루미늄 압출 및 자동차부품 전문회사로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던 업체였다. 하지만 경영진의 부실 경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0년 3월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4월에는 코스닥 상장까지 폐지됐다. 지옥 문턱까지 갔던 코레스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32억원 매출과 영업이익 33억원을 달성하며 알짜배기 기업으로 기사회생했다.


수산화나트륨 등을 만드는 케이씨 역시 지난 2002년 일본 업체들의 반덤핑 공세로 1년 동안 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케이씨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원천소재를 국산화, 지난해 1,308억원 매출과 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만든 주인공은 박주봉(57·사진) 대주·KC 회장이다. 박 회장에게 '턴 어라운드의 귀재'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이들 기업뿐만 아니다. 코넥스 1호 기업인 대주이엔티 역시 박 회장 지휘 아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철 유통을 하는 구월철강이었던 이 회사는 1999년 박 회장이 인수한 이후 이중보온관, 승강기 부품, 콘트리트웨이트, 승강기 가이드 레일 부문으로 사업을 넓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2000년 매출 29억원, 영업이익 1억 5,000여만원이었던 대주이엔티는 지난해 매출 1,23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으로 무려 40배 이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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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탁월한 경영 수완을 인정받아 박 회장은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제21회 기업혁신대상에서 최우수CEO상을 받았다. 위기의 기업을 인수해 정상화시키는 박 회장의 혁신 비결은 '이 길이다' 싶으면 밀어붙이는 공격적인 도전정신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자신을 낮추는 진솔한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코레스 인수 당시 회생 자체가 어렵다는 채권단의 평가 때문에 주변 임원진의 반대가 거셌다. 그러나 박 회장은 "자동차 부품 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임직원들을 설득했다. 야성적인 기업가정신이 발현된 것이다.

코레스 인수 이후에는 국내 어디에도 없는 알루미늄 일관생산체제 구축을 단행한다. 안산·전주·광주·경주 등지에 흩어져 있던 공장들을 올해 전주로 전격 이전, 생산 효율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아이디어는 박 회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하는 '창의 경영'이 주효했던 것이다. 자본전액잠식으로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문가 진단을 받은 코레스는 4년 만인 올초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진솔한 리더십 또한 성공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케이씨 인수 당시 박 회장이 노조원들을 일일이 따라 다니며 소통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꼭 보란 듯이 회생시켜서 인센티브도 많이 주고 대기업으로 키워내 회사 다니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겠다"며 중소기업에 인수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파업까지 했던 공기업 직원들의 손을 잡았다. 진심 어린 호소는 결국 노조원들의 마음을 열었고, 파업은 6개월 만에 풀렸다. 어느 자리에서든, 어떤 사람에게든 먼저 손을 내밀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리더십이야말로 턴어라운드의 원동력인 셈이다.

박 회장은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경영 혁신이라는 게 거창할 게 없다"며 "직원들이 자신의 맡은 바를 다할 수 있도록 CEO가 리더십을 갖고 이끌면 그 회사는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담담히 최우수CEO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 회장은 또 "각자가 자신이 맡은 일을 100%, 200% 해내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기술이 개발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샘솟는 법"이라며 공(功)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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