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8,200억여원 줄어든다.서울시는 11일 올해 예산 9조8,087억원보다 8.4%(8,242억원) 감소한 8조9,845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서울시 예산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세수감소를 반영해 지난 9월 마련된 올해 추경예산 8조3천4백9억원보다는 7.7% 늘어난 것이다.
이에따라 서울시민 1인당 내년도 지방세 부담액은 40만6,000원으로 올해 46만6,000원(추경예산 39만9,000원)보다 6만원 줄게됐고 국민 1인당 187만8,000원으로 추산되는 국세 부담액을 합칠 경우 시민의 총 세부담액은 228만4,000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은 시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일반회계의 경우 올해보다 11.8% 줄어든 5조6,350억원, 지하철건설 등 특정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별도로 운영·관리되는 특별회계의 경우 2.2% 감소한 3조3,495억원으로 각각 짜여졌다.
주요 사업별로는 실업대책과 경기부양 및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사업에 최우선적으로 재원을 배분, 도시정보화사업의 조기시행과 공공근로사업, 한시적 생계보호등에 2,799억원을 편성했다.
주택경기 활성화와 재개발사업 촉진을 위한 임대주택 매입과 건설사업비로 5,453억원을 배정하고 중소기업 신용보증조합 설립·지원을 통한 산업경쟁력 확보 등 지역경제 촉진분야에 올해보다 65% 늘어난 3,444억원을 책정했다.
이와함께 2기 지하철의 2000년 완공을 위한 투자 및 지하철 운영 지원, 도시고속도로의 완전개통 등 교통난 해소를 위해 모두 2조1,135억원을 투입하고 월드컵주경기장 건립 및 새서울가꾸기 프로그램에 1,296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한강교량 확장사업, 도로건설, 택지개발사업 등의 예산은 감축, 공사기간이 지연될 전망이다.
또 내년 서울시의 부채는 지하철 건설 등으로 올해보다 8%(4,812억원) 늘어난 6조4,767억원에 이르며 서울시는 94년 발행한 4,200억원 규모의 양키본드 차환금 상환을 위해 예산안에 이를 반영하고 양키본드 재발행 등을 검토키로 했다.
서울시 탁병오(卓秉伍)기획예산실장은 『경기침체로 내년도 세입전망이 불투명해 IMF형실용예산을 편성했다』면서 『4,200억원의 부채상환금을 뺀 실제 집행예산은 8조5,645억원 가량으로 5년전인 94년도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의 이번에 편성한 예산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85조7,900억원의 10.5% 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