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및 내년 예산편성에 관해 논의하며 “기존 관행적이고 도식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세’ 경제수장 취임 이후 일주일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경기회복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의 필요성과 새 경제팀의 정책 구상에 대한 여당의 입법 뒷받침에 합의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최근에는 미약한 회복세마저 주춤하면서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는 것 아닌가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당면한 경제의 어려움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보고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래의 잠재리스크로만 여겨왔던 가계부채와 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요소가 아니다”면서 “미래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이번에 분출되면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 부진을 타개하면서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고 경제혁신을 성공시켜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새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활성화로 대규모 거시정책 패키지를 확실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확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또 “일자리 창출노력과 함께 기업의 성과가 가계로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직접적인 통로를 만들어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며 “민생안정을 위해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고 청년, 여성일자리를 창출해 모든 국민의 일자리가 나아질 수 있도록 경제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혁신을 위해선 규제혁신과 서비스산업 육성 등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를 하반기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위축된 경제 흐름을 반전시키고 기존 긴축적인 축소균형을 확대균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과감한 재정정책을 펼치도록 하겠다”면서 “소비와 수출여건이 녹록치 않아 재정 외에는 달리 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재정은 주요국에 비해 아직까지는 건전하기 때문에 재정지출 여건이 어느 정도 있다”면서 “당장의 재정건전성 보다는 중기적 관점에서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범위에서 지출 규모를 늘리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당장 재정수지가 악화되는 한이 있더라도 경제를 살려 세수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면서 “내년 예산에는 안전관련 부분이나 농업 대책 관련 예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 등을 기존 예산보다 규모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 원내대표인 최 부총리와 제2기 경제팀이 함께 당정협의를 하게 된 것은 더욱 의미있다”면서 “박근혜 정부 취임 후 시장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강력한 경제수장인 최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시장이 드디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관련 법이 통과돼 효율적으로 예산과 법률이 함께 되는 시점이 빨리 오게 하겠다는 반성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 당정협의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이 자체만으로 경제 활성화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면서 “그 동안 당이 선제적, 능동적으로 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밝혔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그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던 경제가 세월호 여파 이후 소비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면서 “최 부총리가 없는 길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좋은 정책을 많이 입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예산과 관련해선 세수부족이 늘고 복지를 비롯한 지출이 늘어 편성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면서 “안전 부문 예산에 조금 더 집중해 필요한 곳에 편성돼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쌀 관세화 관련해서 농업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예산도 배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자리보다 좋은 복지는 없다. 일자리 창출에도 재정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게 노력해 달라”면서 “당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공약을 많이 챙기고 있고 그런 부문에도 조금 더 관심갖고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려면 어느 때보다 당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는 게 아주 중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시급한 내수회복, 민생안정, 경제혁신 모든 것이 정부 혼자서는 해결 불가능하고 당과 국회에서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과제들”이라고 여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또 “안전 관련 부분이나 농업대책, 일자리 창출 이런 쪽으로 기존 예산보다 더 규모를 늘려 우리 경제가 그런 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정부측에서는 최 부총리를 비롯해 국무조정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경호 제1차관과 이석준 제2차관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이, 새누리당에서는 이 원내대표와 주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나성린 정책위부의장, 홍문표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이학재 예결위간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