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롯데삼강 이종규부사장] IMF이후 "초우량" 변신

부채비율 2,690%에 92억5,0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업. 부채비율 168%에 133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자랑하는 기업.결산결과만을 놓고 볼 때 전자는 명맥유지조차 힘든 퇴출대상 기업인 반면 후자는 건실한 경영을 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기업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업의 얘기다. 롯데삼강은 불과 2년동안 누구도 선뜻 믿기 어려운 극단을 보여준 기업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도 IMF한파가 한창 몰아치던 98년에 97년도의 결산결과를 이처럼 바꿔놨다. 가히 지옥에서 천국으로의 비상이라 할 만 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롯데삼강이 펼쳐보인 화려한 부활의 날개짓 뒤에는 이종규(54) 대표이사 부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고졸출신 최고경영자」 「수도승」 「별종」 「원칙주의자」. 모두 그에게 붙여진 별칭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그의 한 단면만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李대표의 경영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모두를 한데 녹여내야 한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신념으로 30여년을 롯데맨으로 살아왔다. 李대표의 이같은 신념은 그가 롯데삼강의 최고경영자 지위에 오르면서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李대표는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추구다. 어떤 경영자든 이윤추구라는 기본에 충실한다면 종사하는 분야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의 「기본」은 간단명료하다. 『구두닦이라도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된다면 그는 그 분야의 장인이다. 축구선수가 공을 다루는 기본기가 안된다면 골을 넣을 수 없는게 당연한 이치』라는 것이다. 그의 경영마인드는 내실 다지기로 표출된다. 한국기업의 골치거리인 거품을 롯데삼강에서 제거하는 일이었다. 李대표는 우선 본사사옥을 공장과 합치는 일부터 착수했다. 총무 인사 등 중복부서를 통합하고 본사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일거양득인 본사사옥 이전 작업에 손을 댔다. 그러나 내부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생산공장으로 본사를 이전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본사와 공장을 따로 있는 것 자체가 거품으로 판단하고 반발을 설득하며 본사 공장이전을 강행했다. 10억원이라는 본사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일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이 일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다. 접대비 활동비 등 생산외적 경비들을 철저하게 줄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이 솔선수범을 보였다. 그의 다양한 별칭이 붙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아침 8시 출근, 점심을 식당에서 해결하고 7시께 퇴근하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정시출근 정시퇴근의 원칙을 지키도록 강조한다. 8시간 근무시간 동안 하는 일을 마무리하도록 해 근무외 비용을 줄이고 일의 효율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이다. 또 모든 결재는 서류로만 한다. 부하직원들이 결재를 받는데 드는 시간을 업무에 돌려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그는 지금도 신문 삽지의 뒷면을 메모지로 사용한다. 외부손님의 점심접대도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회사전체에 내핍경영이 배어들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의 이같은 솔선수범에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질린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경영방침을 이해하게 됐으며 지금은 「IMF시대에 본받을 만한 생활신조」라고 공감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불요불급한 거품은 과감하게 제거하되 공장및 생산설비와 유통비용에는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게 그의 지난 1년의 경영원칙이었다. 李대표의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롯데삼강에서 뺀 거품액수만 350여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35억원 대부분은 절약으로 거둬들인 결과물인 셈이다. 또한 인력을 재배치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그는 이 대목에 있어 강압에 의한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부정했다. 400명이상이 퇴사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명예퇴직으로 자연감소되거나 인력재배치 과정에서 줄어든 게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李부사장은 유가증권 매각과 자산재평가를 통해 454억원의 자본을 증가시키고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실시, 61억원을 자본계정에 끌어넣었다. 이같은 자본증가분은 회사부채를 갚는 등 건실한 기업체력을 키우는데 사용했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는 663억원으로 604억원이나 늘어난 반면 부채는 1,1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당연히 롯데삼강의 재무구조는 건실해 졌다. 부채비율은 초우량기업이라 할 만한 168%로 뚝 떨어졌다. 무려 2,522%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그는 1~2년후 빙그레 해태제과등 빙과 선두주자들과 대등한 위치에 롯데삼강의 위치를 끌어올리는게 자신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히트제품 「거북이」와 「토끼」의 매출상승세를 지속시켜 성수기(여름)에도 경쟁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미래성장산업인 식자재시장의 진출을 위해 일본기업과 합작회사설립등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온몸 가득히 자신감이 넘친다.【조희제 기자】 이종규대표 약력 ▲경남 남지생 54세 ▲마산상고 졸 ▲롯데제과(주) 입사 ▲롯데제과(주) 경리차장 ▲롯데제과(주) 영업관리실장 ▲롯데제과(주) 판매담당 이사대우 ▲(주)호텔롯데 감사 ▲(주)롯데캐넌 영업본부장 전무 ▲(주)롯데삼강 전무 ▲(주)롯데삼강 대표이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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