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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달 인천 송도에 특별한 건물을 준공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로 사용되는 이 건물의 명칭은 그린빌딩. 이름처럼 환경친화형 소재를 여러 곳에 사용했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집결됐다. 건물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의 35%를 태양광·풍력 등으로 자체 조달하고 건물 외벽에는 자체적으로 깨끗한 표면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기세정능력강판을 사용했다.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고망간 차음바닥도 시험 적용했다. 이처럼 설계부터 건축·운영·폐기까지 친환경 방식을 적용한 빌딩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포스코가 실험적 건물을 건립한 이유는 뭘까. 포스코가 단순히 철강업체가 아닌 글로벌 종합소재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포스코는 지난 몇 년간 철강뿐 아니라 마그네슘·니켈·리튬 등을 생산하는 종합소재업체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는 두께가 얇지만 강도는 높은 자동차용 신소재 '트윕(Twip)강'을 일찌감치 개발했다. 트윕강을 사용하면 차체 무게를 10%가량 줄여 연료비를 최대 7%,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코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신기술 적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신기술 '파이넥스(FINEX)'공법을 적용한 제철소를 준공했다. 파이넥스 기술은 원료가공비와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는 혁신적 제철기술이다. 내년 1·4분기께 포항에 연간 200만톤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 제3제철소를 준공하고 내년 중에 중국에도 3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제철소가 늘어나면서 비용절감과 매출 증대도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내년 포항 제3 파이넥스 제철소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 광양 3열연공장을 새로 가동해 철강재 판매가 올해보다 7.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철강 매출은 올해보다 8.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2.1%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비철강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 박 연구원은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가 증가하는 등 비철강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올해 22.4%에서 내년 29.1%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포스코의 전체 매출은 올해보다 8.2% 증가한 65조9,398억원, 영업이익은 22.7% 늘어난 3조7,440억원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에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상향될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김학준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내년 투자비용이 올해보다 1조원 이상 낮아질 것"이라며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비주력 자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자금(2조2,000억원)이 유입된다면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