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유동성 문제와 막대한 누적적자에 시달리며 한국 경제에 짙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잇달아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한국의 8개 전업 카드회사들이 최근까지 막대한 규모의 손실을 입고 있고 내년에도 채권단과 주주들의 추가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역시 신용카드 산업은 한국 경제의 `시한 폭탄`이며 이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와 버금가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력 시사 주간지인 타임은 최신 호에서 과거 김대중 정부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장려 정책에 따른 후유증이 한국 경제 전체의 신용 위기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임은 또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의 구제조치와 관련, 한국 사회에서는 대기업 집단에서부터 신용카드사, 개인에 이르기까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마냥 버티면 된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꼬집었다.
FT는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던 8개 카드회사들이 올 9월까지 4조1,4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 수치는 금융기관들이 LG카드의 만기 채권을 연장해주는 등 금융지원에 합의하면서 겨우 집계됐으며 특히 3분기 손실금액만 1조5,500억원에 달하는 등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채권단과 주주들은 3조9,000억원을 카드 회사에 쏟아부었지만 내년에도 추가 지원이 불가피, 한국 경제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