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대 남성 "강직성척추염 조심"

아침에 일어나면 등 뻣뻣하고 허리 통증 심해<br>단순 요통으로 착각, 병세 진행땐 수술 불가피<br>평소 자세 바로하고 규칙적 운동이 예방 도움

20대 청년이 늘 뼈마디가 쑤신다고 말하면 농담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전유물로만 알고 있는 관절염은 20대에도 걸릴 수 있다. 흔히 몸에 통증이 있을 때 환자들은 관절이 아프다, 전신이 쑤신다, 손발이 아프고 저리다, 갑자기 일어설 수 없다, 관절이 붓는다 등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관절손상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다른 원인일 때도 많다. 예를 들면 인대ㆍ점액낭ㆍ근육이나 신경 등 관절주위 조직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통증이 온다. 척추에 염증을 일으켜 등이 뻣뻣해지고 염증이 악화되면 등뼈가 서로 붙게 되는 강직성척추염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대부분 정상적인 삶을 살아 가지만 일부 환자들은 생활자체가 어렵다. 건양대학교병원 정청일(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류마티스 질환의 일종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점 굳어져 움직임이 둔해지는 질병이며 척추관절염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주로 20대에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자가 약5배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 인구의 0.1%에서 발생한다”면서 “여성환자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단순한 허리통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척추염이란 위염ㆍ피부염ㆍ간염과 마찬가지로 척추에 염증이 생긴 병이다. 오랜 기간 염증이 있은 후 사라지면 염증이 있던 관절에 여러 변화가 일어나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데 이런 상태를 관절의 강직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증상을 강직성척추염이라고 한다. 이러한 염증은 척추 외에 무릎 어깨 발뒤꿈치 갈비뼈 등과 같이 관절 이외에서도 나타나며 드물지만 눈동자나 심장ㆍ콩팥에도 생긴다. 우리 몸의 중심 기둥인 척추는 24개의 뼈와 크고 작은 수많은 관절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꼬리뼈 위로 역삼각형 모양의 천골은 장골이라는 넓적한 뼈가 새 날개모양으로 붙어 엉덩이 뼈의 일부를 이루며 천골과 장골 사이에는 천장관절이 있다. 대부분의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바로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이 시작된다.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마찬가지로 강직성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경우 2차적으로 세균성 감염 등의 유발 인자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피를 검사해보면 백혈구의 특정 항원인 HLA-B27형 유전자형이 잘 발견되는데 이것이 유전적 소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상인들도 이 유전자형이 발견되기 때문에 HLA-B27 유전자형이 있다고 강직성척추염 환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증상도 아픈 관절의 수와 위치, 염증의 심한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오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는 허리통증이 전형적인 증상이며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고 심할 경우 잠을 자다 허리가 아파 깨어나는 수도 있다. 다만 일단 활동을 하게 되면 허리의 통증이 약해지는데 이것은 강직성척추염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따라서 활동을 하면 허리의 통증이 심해지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는 구분이 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있을 때도 통증이 심해진다. 병이 진행되면 통증부위가 허리에서 더 위쪽으로 이동할 수 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척추뼈 사이 인대의 석회화로 척추 연결부위가 굳어져 대나무처럼 허리가 굳어버린다. 불행히도 허리 통증만 있을 경우 단순한 요통으로 알고 지내다 많이 진행되고 난 후에 전문의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염이라고 해서 척추만 아픈 것은 아니다. 척추 이외에도 한쪽 다리의 무릎관절이 붓거나 아프고, 발꿈치, 갈비뼈 등에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아픈 것이 더 심해진다. 사람에 따라 척추염증에 의한 증상보다 팔ㆍ다리의 관절염증에 의한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어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증상완화를 위해서는 우선 환자의 자세를 바로 서게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를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면역조절약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오랫동안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개 40세가 넘어가면 병이 한풀 꺾인다. 때문에 이 시기까지 후유증 없이 약물치료를 받는다면 병이 아주 좋아져 완쾌될 수 있다. 수술적 방법은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수술을 한다고 관절염의 염증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정 교수는 “치료시기를 놓쳐 병이 많이 진행된 다음 보행자세나 일상생활까지 크게 장애가 있을 때 척추교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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