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파퓰러사이언스 11월호 발췌] 원숭이도 사람처럼 '경제적 선택' 한다

■ 美연구 "원숭이에 '마음의 이론' 적용 가능"<br>"타인의 생각 읽을수 있다" 실험으로 증명<br>손해나지 않는 쪽으로 일관된 선택하기도<br>"원숭이 연구로 경제 고수들뇌특성 파악 가능"

산토스 부교수는 원숭이들의 경제적 선택과 오류를 연구하면 경제 고수들의 뇌 특성을 연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산토수 부교수와 흰 턱 꼬리감기 원숭이.


원숭이도 사람처럼 '경제적 선택' 한다 [파퓰러사이언스 11월호 발췌] ■ 美연구 "원숭이에 '마음의 이론' 적용 가능""타인의 생각 읽을수 있다" 실험으로 증명손해나지 않는 쪽으로 일관된 선택하기도"원숭이 연구로 경제 고수들뇌특성 파악 가능" 강재윤 파퓰러사이언스 기자 hama9806@sed.co.kr 산토스 부교수는 원숭이들의 경제적 선택과 오류를 연구하면 경제 고수들의 뇌 특성을 연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산토수 부교수와 흰 턱 꼬리감기 원숭이. 원숭이도 사람처럼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까. 특히 경제적 선택도 할 수 있을까. 결론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리 산토스(여ㆍ32) 예일대학 진화생물학과 부교수는 '마음의 이론'을 원숭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마음의 이론이란 각 개체가 다른 개체의 신념이나 지각상태를 추측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동안 인간에게만 적용돼 온 이론이었다. 특히 산토스 부교수는 원숭이가 경제적 선택은 물론 경제적 오류를 범하는 패턴까지 사람을 닮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원숭이도 타인의 생각 읽어= 예일대학에서 원숭이 실험실장을 맡고 있는 산토스 부교수는 하버드대 1학년이던 1993년부터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하우저의 지휘 아래 카요 산티아고에서 원숭이를 연구했다. 최근 그녀는 원숭이에게도 마음의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느냐 여부를 실험하고 있다. 장소는 푸에르토리코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 카요 산티아고. 산토스 부교수는 여기에서 800마리의 짧은 꼬리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실험방식이 흥미롭다. 먼저 2명의 연구원이 동일한 접시에 포도를 담아 놓고 이중 한사람이 뒤로 돌아서는 행동을 보이면 원숭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관찰한다. 실험에서 원숭이는 뒤로 돌아선 연구원 쪽의 포도를 낚아챘다. 이는 원숭이가 연구원의 감시가 없다고 생각했거나 먹을 수 있도록 허락됐다는 추측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산토스 부교수의 설명이다. 산토스 부교수는 이 같은 실험을 100차례 이상 실시했으며, 확인 결과 원숭이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확률은 90% 이상이었다. 이는 결국 원숭이들도 사람처럼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경제적 오류(?)도 범한다= 산토스 부교수는 예일대학에서 신경과학 및 경영대학 동료들과 함께 흰 턱 꼬리감기 원숭이를 상대로 기본적인 경제 원리를 실험한 적이 있다. 토큰을 돈처럼 사용하는 방식을 교육받은 흰 턱 꼬리감기 원숭이들은 실험에서 사과 조각 2개를 받게 훈련됐다. 이어 똑 같은 돈을 투입했을 때 사과 조각이 1개 혹은 2개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원숭이들은 후자의 상황을 선호했다. 행동경제학의 고전 이론에서는 동물이 다른 선택에 비해 특정 선택을 선호하는 등 경제적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손해가 나지 않는 쪽으로 선택을 했고, 이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행동이었다. 경제적 오류도 인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사람들이 경제활동 중 보유자산을 과대평가해 손실을 보는 것처럼 원숭이에게서도 비슷한 실수가 나온다는 것. 앞선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사과 조각이 2개가 나오든 1개가 나오건 사과 값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불했으며 잔돈 역시 똑같이 남았다. 동양 고전의 '조삼모사'를 연상시키는 대목인데, 원숭이 역시 인간과 같은 경제적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토스 부교수는 "원숭이가 사람의 실수나 편견 등 멍청한 행위를 따라하는지 주목한 연구자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원숭이가 인간과 유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살펴보면 그들이 성공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경제 고수들의 뇌 특성 연구= 이 같은 결과는 경제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경제적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 경제적 실수를 비교적 많이 저지르는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경제를 다루는 뇌의 특질이나 신경조직이 더욱 진화돼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 연구를 통해 경제적 측면에서 인간과 유사한 인지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고, 경제적 능력이 우수한 원숭이의 뇌를 연구해 뇌의 특징을 찾아낸다면 인간 중 경제적 능력이 탁월한 사람의 뇌 특징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토스 부교수는 "연구를 할수록 인간 행동을 진화론적 견지에서 보게 된다"면서 "원숭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일부 불합리한 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10/24 16:50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