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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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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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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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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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시장 대변화…내년 초 개인 증시 복귀땐 국내 증시 본격 재평가 국면 돌입”
이익모멘텀 줄어도 저평가 완화로 내년 코스피지수 최고 2,400P 전망
국내 증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어느새 1,900포인트에 다다랐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는 있지만 선진국 경기 둔화와 같은 리스크 요인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경제신문은 8일 국내 자본시장의 최선봉에서 시장을 읽고 있는 국내 대형 4개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통해 자본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와 앞으로 증시 전망 등을 알아보기 위한 지상 좌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과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국제 자본시장의 메가 트렌드”라고 규정하고 “내년 초부터 개인들의 증시 복귀가 있을 경우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재평가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 대형 증권사 CEO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증시는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의 국격(國格)이 상승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기업들이 새롭게 조명받는 등 시장의 환경변화를 직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가치의 발견을 통해 우리가 가져가야 할 과실을 외국인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손에 넘겨주는 아쉬운 상황이 되풀이 돼서는 안될 것”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자본시장이 개인투자자들 보다 외국인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도 “금융위기 이후 한국기업은 가장 성공적으로 성장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금융시장을 통해 들어오는 포트폴리오 투자 뿐만아니라 직접투자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CEO들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펀드자금의 경우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환매행진을 멈추고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현대 펀드 환매는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저금리와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 하락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계속 주식시장을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올 4ㆍ4분기나 내년 1ㆍ4분기 중 주식형펀드흐름이 순유입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도 “지난 2006년 5월 이후 펀드로 140조원이 들어왔다가 131조원이 빠져나갔다”며 “이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 1ㆍ4분기까지 지속적인 펀드환매는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 부회장 역시 “올 12월이나 내년 초에는 주식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한달 새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였다. 글로벌 유동성 강화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주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올해 한국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5% 이상 증가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10% 넘게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안정화 국면을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로 접어들면서 자산의 재평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 사장은 “선진국의 양적 완화정책이 글로벌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고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한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 외국인의 매수세는 강도가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도 “이머징마켓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 흐름은 메가트랜드적인 변화”라며 “산업혁명 이후 유럽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시장으로 이동했던 시장의 중심축이 금융위기를 변곡점으로 신흥공업국으로 이동중”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근 글로벌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가져오고는 있지만 단기성 자금보다는 중장기 자금 성격이 강해 국내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박 사장은 “외국인의 일부 자금은 환차익을 겨냥했다고 볼수 있지만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기업의 구조조적 수익창출 능력을 확인하고 들어오고 있다”며 “핫머니(Hot Money)의 단기 이탈 충격으로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도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 따른 환율의 등락은 소규모 개방경제가 지닐 수 밖에 없는 현상”며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외국인의 급격한 국내 증시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사장들은 주로 올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정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내년에는 1,000~1,050원의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 마켓으로 몰려들면서 국내 증권사들 역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전략을 강화할 계획을 속속 내비치고 있다. 박 사장은 “국내 시장외에도 중국 중국이나 인도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명을 받고 있는 해외 유망투자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도 “자본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하는 경영전략을 수립중”이라며 “이머징마켓 중심으로 해외시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경쟁력있는 주식상품을 기반으로 ‘액티브한(공격적인) 증권형 자산관리 영업을 내년에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증권사 리더들이 바라보는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는 어느정도 일까. 대체적으로 2,400포인트 정도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특히 국내 증시가 재평가 국면에 접어든 만큼 이익모멘텀이 다소 줄더라도 저평가 완화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견해다.
임 사장은 “내년 코스피지수는 기업 이익 증가속도가 정체되더라도 주식시장에 대한 지나친 저평가 완화가 진행될 경우 2,300포인트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 역시 “내년 지수 고점이 2,400포인트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황 사장도 “내년에는 지수가 2,300~2,400정도까지 상승하는 흐름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