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금세탁 노린 '검은돈' 추정… 지하경제로 수사 확대 예고

■ 불법금융투자시장 외국계 자금 침투


외국계 '검은돈'이 선물대여계좌 등 국내 불법 금융투자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정황이 검경 수사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법당국의 수사망이 불법 금융투자 업체로 향하고 있는 것은 외국계 검은돈의 유입으로 이른바 국내 지하경제가 한층 확대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법 금융투자시장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자금세탁을 노린 외국계 불법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정황마저 포착되자 사법당국이 서둘러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지하경제와의 전쟁'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점도 사법당국의 최근 움직임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금융투자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선물대여계좌나 미니선물, 무인가 투자자문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불법 금융투자시장은 금융감독당국의 감독강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7월 이후 적발된 불법 금융투자 회사는 총 927곳에 이른다. 2011년 295개사에서 지난해 532곳으로 느는 등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은 개별 전화상담이나 문자, 온라인상 쪽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백%의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선전 문구로 투자자를 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체 불법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잇따라 개설하고 PC방에 가맹사업을 펼치는 등 시장확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금융투자 불법지대가 확대되는 추세로 당국의 조사도 아직까지 초기단계라 자금세탁을 노리는 국외 검은돈에는 좋은 투자처, 또 자금세탁이 가능한 곳이자 활동장소로 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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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투자 업계 고위관계자는 "최근 조세피난처에 대한 각국의 조사가 이뤄지려고 하자 이른바 외국계 검은돈들이 다른 투자처로 옮겨가려는 조짐이 보인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며 "자체 HTS를 운영해 그들만의 투자세계로 불리는 미니선물이나 여러 사람이 함께 투자해 선물에 투자하는 선물대여계좌 등 국내 불법 금융투자시장이 이들 외국계 검은돈의 활동무대로 낙점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당국이 서둘러 수사에 착수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하경제와의 전쟁'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 사법당국이 앞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금융투자 업계 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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