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헤지펀드 '최악의 해'

올들어 수익률 악화에<br>투자자금 유치는 줄고<br>인출요구 늘어나 '울상'


대형 헤지 펀드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올들어 상당수 대형 헤지 펀드들이 수익률 악화로 고전하면서 투자자금 유치에 애를 먹고,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 요구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을 비롯해 유럽ㆍ아시아 등 전세계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헤지펀드의 수익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스티브 맨델 매니저의 론파인 캐피털, 디나카르 싱의 TPG-액슨 캐피털 매니지먼트, 팀 배러켓의 애티커스 캐피털, 톰 스티어스의 퍼랠론 캐피털 등은 올들어 최근까지 7∼25%의 손실을 입었다. 시타델 인베스트먼트의 켄 그리핀이 운용하는 대형 펀드도 올해 6%의 손실을 입어 14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지난 1990년 헤지펀드리서치가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들어 7월까지 펀드들은 평균 3.43%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 지수의 하락률(12.65%)보다는 좋은 편이지만, 리먼 브라더스의 채권지수가 1.0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의 태도도 돌변했다. 과거 같으면 투자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요즘에는 신규 자금을 투입할 경우 새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 총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헤지펀드 업계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상반기 헤지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총 300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90억 달러와 견주면 25%수준에 불과하다. 런던소재 헤지 펀드인 페록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잭 잉글리스 최고경영자(CEO)는 "헤지펀드에 대한 자본유입이 둔화되는 추세"라며 "올해 말까지 투자 유치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금 유입의 감소 속에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은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말에 펀드에 투입한 자금을 인출하려면 오는 9월30일까지 해당 펀드에 알려야 하는 데 수익률이 악화된 상황이라 인출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헤지 펀드 업계는 전했다. 사정이 어려워지자, 아예 비즈니스를 접는 곳도 나온다. 안도르 캐피털, 턴베리 캐피털 등은 최근 헤지펀드 사업부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고, 오어 힐 파트너스는 고객들이 자금 인출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운용수수료를 통해 엄청난 보너스를 챙겨온 펀드 운용자들도 보너스가 줄면서 업계를 빠져나가고 있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최근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 요구에 대응해 리스크가 큰 투자보다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고 있으며, 현금 보유 비중도 날로 높이는 추세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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