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운사업 포기 기업 속출

C&라인 지난달부터 선박운항 중단이어<br>파크로드는 용선계약 파기·운용권 이양

최근 해운시황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해운사업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상물동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운임마저 급락하면서 배를 운영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C&그룹은 지난달부터 계열사인 C&라인의 선박운항을 중단했다. 또 중견 해운사인 파크로드는 최근 기존 용선계약을 파기하고 선박 운용 권리를 다른 선사에 이양하면서 사실상 해운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일부 중소 해운사들 중에는 당초 배를 빌릴 때 계약했던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배를 돌려주는 곳들도 나타나고 있다. 해운업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급감했고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올해 고점 대비 13분의1 토막이 나는 등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 파크로드의 한 관계자는 “올해 중순에 BDI가 7,000~8,000 정도일 때 다량의 벌크선 용선계약을 맺었는데 최근 800대로 떨어져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며 “해운업계 정서상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권리이양을 하는 것은 고객들과의 신뢰관계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이 같은 현상이 해운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척의 배를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기까지는 여러 해운업체들이 다단계 형태로 연결되는 유통단계(체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 곳이 무너질 경우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해운업계 관계자는 “고객들과의 신뢰를 지키고 다른 해운업체들의 연쇄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계약기간을 지키고 있다”며 “해운업계 몇 개가 무너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운업계 전체의 체인관계가 무너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위기설이 불거지자 선주협회는 NH투자증권과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해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사의 선박을 환매조건부로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주협회의 한 관계자는 “164개 회원사 중 10개 안팎의 선사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며 “자산관리회사가 배를 사들여 용선해주면 급한 유동성 문제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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