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구명조끼 벗어 준 아들, 아버지도 '의인' "국민세금으로 장례 치르는데…" 간소함 고집

세월호가 침몰할 때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자신은 결국 목숨을 잃은 고(故) 정차웅(17) 군의 아버지가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인 장례마저 국민세금으로 치른다는 이유로 간소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앞서 정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장례식이 치러진 날에도 인근 식당에서 테이블마다 소주 한병씩을 돌리며 국민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바 있다.

27일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장례용품 담당자에 따르면 정군의 아버지는 정부에서 장례비를 전액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값싼 장례용품만 고집했다. 이 담당자는 "(정군의 아버지가) 장례용품의 대략적인 가격을 물은 뒤 모두 최하 등급의 품목을 선택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아들 장례를 치르는 데 어떻게 비싼 것을 쓸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 정차웅 군뿐 아니라 그 유족도 모두 의인이었다"며 "정말 그 아들에 그 아버지였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친구를 먼저 구하려 한 정 군의 용감한 행동이 이해가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 군 유족은 최하등급인 41만6,000원짜리 수의를 정 군의 마지막 가는 길에 입혔다. 고대 안산병원장례식장의 최고등급 수의 가격은 400만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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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가 넘는 듬직한 체구였던 정 군은 큰 덩치에 맞춰 특수관(棺)을 썼는데 역시 27만원짜리로 가장 저렴한 것이었다.

정 군의 유족이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자 옆 빈소의 정 군 친구 유족들도 같은 장례용품을 주문하며 정 군 유족의 뜻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인 집안'에 걸맞게 정 군 빈소의 조문객 수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군은 지난 22일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장례비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정차웅 군 등 사고당시 의로운 행동을 하다 희생된 이들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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