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줄기세포로 개의 척추손상을 치료하는 실험이 국내에서 성공했다.
서울대 수의대 권오경 교수팀은 척추골절로 뒷다리가 마비돼 보행이상(후구마비)을 겪고 있는 4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마비된 부위에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한 결과 4마리 중 3마리에서 감각신경이 돌아오는 등 호전 반응이 관찰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13일 건국대 수의대에서 열리는 한국임상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을 위해 제왕절개를 통해 얻어진 다른 개의 제대혈 줄기세포가 주입됐다. 실험에 사용된 척추손상 개는 모두 6개월 이상 뒷다리가 마비된 상태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들 척추손상 개에 줄기세포를 이식한 뒤 4개월 이상 결과를 관찰했다. 이 결과 첫번째 개는 자발적 보행이 가능했으며 두번째 개는 혼자 설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고 세번째 개는 무릎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상태가 호전된 3마리 중 1마리는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로 촬영한 결과 그동안 차단됐던 신경세포 기능은 물론 자발적인 배뇨까지 가능해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척추손상 환자에게도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성과의 상업화는 바이오기업인 알앤엘바이오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권 교수는 “일반적인 수술치료 후 6개월 이상이 지났는데도 통증이나 감각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면 자연 회복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험”이라며 “줄기세포를 주입해 감각이 돌아오고 보행까지 가능해진 것은 고무적인 연구성과”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아직 시술 케이스가 적어 결과를 단정할 수 없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