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형 클러스터가 희망이다] <5>해외 현장을 가다

울루 테크노파크 핀란드 '국가경쟁력 1위' 원천<br>유연한 인적 네트워크로 수평적 기술협력 활발<br>분야별 수십개 포럼활동 모바일 최고 경쟁력 자랑<br>스웨덴 시스타사이언스, 대-중기 공존 네트워킹 강점<br>에릭슨등 158개국 750社입주'IT 세계최대 집적지'


[한국형 클러스터가 희망이다] 해외 현장을 가다 울루 테크노파크 핀란드 '국가경쟁력 1위' 원천유연한 인적 네트워크로 수평적 기술협력 활발분야별 수십개 포럼활동 모바일 최고 경쟁력 자랑스웨덴 시스타사이언스, 대-중기 공존 네트워킹 강점에릭슨등 158개국 750社입주'IT 세계최대 집적지' 핀란드 수도 헬싱키 북부에서 500㎞ 떨어진 북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울루 테크노파크(OuluTechnopark). 점심시간이 되자 250여 개의 입주기업 지원조직인 테크노폴리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레스토랑은 삼삼오오 모여든 엔지니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핀란드 경제의 성장엔진이자 세계적인 IT클러스터로서 성공 배경이 무엇인지를 반증하듯 몰려든 연구 인력들이 앉자마자 준비해온 각종 서류를 펼쳐놓고 토론을 벌인다. 점심식사는 뒷전이다. ◇핀란드의 힘 울루 테크노파크=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세계 1위로 만든 주역들이 모인 곳임을 상징하듯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는 연구 인력들의 분주한 모습은 마치 세계 경세시장의 전쟁터를 옮겨 놓은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핀란드의 산업구조가 전통제조업에서 선진국형 IT산업으로 변화된 원동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우리 사이 테크노폴리스 프로젝트 담당이사는 “점심시간도 엔지니어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 최신 정보를 나누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라며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듯이 울루의 성공요인은 다양한 기관의 연구 인력들 간에 협조할 수 있는 유연한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울루 테크노파크는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와 연구개발(R&D) 예산 30%, 수출액 20%를 차지할 만큼 국가경제의 핵심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또 고용창출 1만2,000 여명 등의 산업효과를 유발시키는 핀란드의 생산거점으로 꼽힌다. 이 곳에서 자동차로 5분 가량 거리에 위치한 벤처기업 한트로. 테크노파크의 핵심인 노키아의 협력업체로서 기술과 비전을 공유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지난 2003년 카메라폰용 솔루션 개발에 성공, 납품하기 시작하며 최근 3년간 매출액이 8배 가량 급증했다. 이 회사 사카리 니킬라 부사장은 “최근의 급성장은 친밀한 인간관계 속에 수평적으로 이뤄지는 기술협력 체계 때문에 가능했다”며 “벤처기업들이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주는 인적 네트워크는 울루 테크노파크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울루 테크노파크 내에는 모바일포럼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 등 각 기술분야별로 수십 개의 포럼들이 형성돼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20대 IT도시 가운데 인구 100만 명이 넘지않은 유일한 소도시 울루가 세계 최고의 모바일 기술력을 갖춘 곳으로 꼽히는 것은 이 같은 까닭이다. 또 테크노파크 주변에 13만평 규모로 별도로 조성된 산학연 클러스터를 통해 이뤄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원활한 네트워크는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울루에 속한 250여 개 중소 수출업체들은 지난 한 해 수출액이 50억 유로에 달할 만큼 생산유발 효과가 크다. 마르띠 라오노넨 울루 테크노폴리스 부사장은 “노키아 연구센터가 울루에 입주할 당시만 해도 노키아의 주력산업은 휴대폰이나 IT부문이 아니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제도 하에 노키아를 중심으로 울루 내 IT벤처 기업들이 수평적 상생관계를 형성하면서 울루의 클러스터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적 정보통신기술 클러스터 시스타= 북유럽 강소국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17㎞에 위치한 60만평 규모의 과학도시, 시스타 사이언스파크(Kista sciencepark). 이 곳은 스웨덴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다. 에릭슨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HP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의 연구센터와 스웨덴의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소(SICS)와 정보기술연구소(SITIAB), IT유니버시티 등 158개국 750여 개 기업과 스웨덴 주요 대학과 기관들이 입주해세계 최대의 무선통신기기 집적지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이언스파크는 1970년대 초반까지 군사훈련장으로 사용됐던 지역으로 세계 최대의 무선통신 장비업체 에릭슨과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 IBM 등이 연구센터가 터전을 잡으면서 성장을 시작했다. 이후 스톡홀름 대학이 진출하고, IT관련 글로벌 기업들과 중소 업체들이 모여들면서 발전했다. 특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책으로 ‘일렉트룸(Electrum)’이란 대중소기업 공존의 네트워킹 기관을 설립하면 세계적인 IT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중소기업 창업지원 시스템은 사이언스파크의 최고 경쟁력으로 꼽힌다. 사이언스파크 내에는 6만5,000여 개의 일자리가 중소 업체들에서 유발되고 있다. 마르타 산데 시스타 홍보이사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있어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상업적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거치면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일렉트룸 기관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창구로서 큰 역할을 해낸 것이 대중소기업이 공존하는 성공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언스파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교될 경우에도 경쟁력이 앞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문은 자족도시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처럼 스웨덴 정부가 산업육성의 핵심정책으로 클러스터를 추진하면서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사이언스파크. 최근 들어 클러스터 수준을 넘어서 스웨덴 경제의 차세대 성장발판이 되는 과학도시로 탈바꿈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2010년까지 기업과 대학, 연구소는 물론이고 주거환경, 문화시설, 쇼핑센터 등을 두루 갖춘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과학도시로 거듭난다는 것. 스톡홀름시의 재정국장겸 일렉트룸 재단의 부회장인 애니카 빌스트롬은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를 세계 최고의 산업경쟁력을 갖춘 도시로서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며 “4년 후의 사이언스파크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봐 달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伊'제3 이탈리아 클러스터' 伊북부지역 기반 섬유·의류·금속등 중소기업 주도형 이탈리아의 의류산업은 연평균 매출액 600억 유로, 수출 400억 유로의 산업효과를 유발하는 이탈리아 경제의 한 축이자 성장엔진이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패션에 적합한 소재를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직물 제조업, 제품 제조를 위한 기계 개발 및 공급 등 세계 최고의 의류관련 산업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의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성공배경은 무엇일까. 정부가 1980년대 초반부터 의류산업 중심으로 한 ‘경공업 클러스터’ 등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했기 때문. 특히 이탈리아가 전형적인 중소기업 강국이기에 가능했다. 현재 390여 만개에 달하는 중소 업체들이 이탈리아 경제를 이끄는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이 4~10명으로 이뤄진 ‘초미니 가족회사’로 전문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들 중소 업체들은 정부의 ‘경공업 클러스터’ 정책에 힘입어 오랜 기간동안 축적된 전문기술과 기업간 분업체계를 바탕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상호보완적 기능을 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탈리아의 경공업 클러스터, 그 가운데서도 이탈리아 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제3이탈리아(Terza Italia) 클러스터’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제3이탈리아’는 중소 업체들이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치는 북동부 지역을 지칭한다. 행정구역으로 롬바르디아와 에밀리아-로마나, 토스카니, 마르세, 아브루치, 프리울리-베네치아-기우리아 지역이 해당된다. 금속과 기계장비, 섬유 및 의류, 목제가구, 도자기 등 전통산업 위주의 경공업 업종이 대부분. 이 지역 중소 업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대부분이 수평적이고 자발적으로 형성된 협력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는 것. 중소기업 강국의 특유의 자생력을 기반으로 불안정한 정치문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하며 지역혁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는 세계 최고의 ‘중소기업 주도형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이현호 기자 입력시간 : 2006/10/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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