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전자상거래 혁명' 그후

20세기 후반에 우리가 겪은 거품논쟁 중 가장 기억할 만한 사건은 아마도 닷컴 거품의 붕괴일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때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곧 파국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언론에서는 ‘닷컴 열풍의 소멸’을 대서특필하면서 대대적으로 온라인 비즈니스의 종말을 선언했었다. 한편 이 닷컴 붕괴 직전 미국 상무부가 클린턴 대통령의 전자상거래 세계화에 대한 구상을 담은 보고서(1997)를 발표하자 우리나라에 소개된 ‘전자상거래 혁명’이라는 책에는 당시만 해도 상상을 초월할 만한 디지털 변혁에 대한 내용이 소개돼 있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까지 10억명의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2002년 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가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후 예견된 시간을 지나온 지금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의하면 2005년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대략 9억6,400만명으로 보고돼 있으며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의하면 2002년 전세계 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7,861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상무부 보고서의 놀라운 예측을 뛰어넘어 전자상거래의 눈부신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자상거래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발전일 것이다. 전자상거래와 정보기술(IT)을 이용해 형성되고 축적되는 지식자본, 즉 무형자본의 증가가 부의 미래를 견인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기업의 생사는 무형자본을 중심으로 한 혁신과 기술 경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형자본 역시 성장을 위한 추진 동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무형자본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그것이 유형자본에 비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엄청난 자본 증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 개발회사인 구글(Google)이 이제는 일반인들이 즐겨 쓰는 동사로 변해 ‘인터넷에서 검색하다’는 뜻으로 사전에 등재됐다. 구글이 ‘구글링’이라는 일반명사로 불리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지식자본을 잘 생성하고 유통하고 경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이 곧 성장 엔진인 시대에 지식경영을 위한 임직원 교육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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