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탈세와의 전쟁 가속

스위스, 양자협정… 미국인 계좌정보 미 국세청에 보고해야

미국이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스위스와 역외 탈세방지 양자협정을 체결, 탈세와의 전쟁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재무부와 미국민의 역외탈세와 불법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해외계좌납세이행법(FATCA) 이행을 위한 양자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이 스위스 의회의 승인을 받아 효력이 발휘되면 미국은 스위스 금융회사로부터 5만달러 이상 예치한 미국인들의 계좌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협정은 미국이 앞서 영국ㆍ덴마크ㆍ아일랜드ㆍ멕시코 등과 체결한 'FATCA 유형(model)1' 협정이 아닌 'FATCA 유형2'가 적용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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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2 협정을 체결한 스위스 금융회사는 미국인 고객의 계좌정보를 직접 미국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한다. 미국인 고객이 협조를 거부하면 스위스 금융회사가 자동으로 IRS에 정보를 제공할 필요는 없지만 IRS는 스위스 세무당국을 통해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입수에 걸리는 시간만 조금 더 걸리게 된다. 반면 유형1 협정은 해당국 금융회사가 자국의 세무당국에만 보고하면 된다.

FATCA는 미국이 자국민들의 역외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제정했으며 해외 금융기관이 미국인의 계좌와 거래내용을 IRS에 보고하지 않으면 미국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입에 30%의 세금을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스위스가 미국과 FATCA 관련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미국은 자국민들이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한 자산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스위스는 전통적인 '은행 비밀주의'가 흔들리게 됐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현재 50여개국과 FATCA 관련협정 체결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체결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룩셈부르크와 오스트리아가 '유형2'를 적용한 협정체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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