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뭉칫돈 증시로 대거 몰린다/종합지수 3일연속 올 최고치… 배경은

◎잇단 부도로 마땅한 투자처 못찾아/각종 국내경기지표 개선조짐도 한몫/엔강세 등 영향 외국인 국내투자도 크게 늘어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3일 연속 올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시중자금이 몰려드는 원인은 ▲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 채권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주식시장 주변 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실명제 실시 이후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연초부터 이어지는 기업들의 부도 도미노 현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쳐 단기 자금시장이 급속히 위축됐다』며 『이 때문에 사채전주들이 어음할인을 중단, 보다 안정적인 주식시장 주변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들은 올들어 정부가 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시중 유동성은 높여주고 있으나 이 자금을 기업 대출로 활용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커 채권과 투신사 공사채 수익증권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투신사 공사채 수익증권 수탁고는 이달들어 7천5백33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에따라 투신사들은 자금여력이 좋아지자 채권과 주식투자를 크게 늘려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행 보증 기준)의 경우 연초 12.42%에 달했으나 지난달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달 31일 현재 11.90%로 0.52%포인트나 하락했다. 최근 들어서는 채권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회사채 수익률 하락으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자 재차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주가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해 주식시장의 실질 매수에너지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의 경우 연초에는 2조2천7백22억8천5백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31일 현재 3조2천8백47억8천9백만원으로 6개월새 무려 1조1백25억4백만원이나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활기를 띠기 시작한 주식시장이 시중 자금의 주식 및 채권시장 유입에 힘입어 금융장세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주식시장 강세는 또 엔화강세의 여파로 미국 및 유럽계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주식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추가 확대된 5월초 이후 29일까지 불과 한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규모는 1조2백35억원을 기록해 직전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추가 확대됐던 지난해 10월 한달간의 주식순매수 6천5백40억원에 비해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 94년말 이후 최근까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주식시장이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추가확대와 국내 경기 회복 조짐으로 점차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중 부동자금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공모주 청약 및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한 주식입찰, 실권주 공모 등 주식시장 주변으로도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해 지난 5월29∼30일 이틀간 실시된 테라, 아펙스, 대신전연 등 3개사의 주식입찰에도 입찰보증금(입찰 대금의 10%)으로 1천51억9천만원이 몰려들어 주식입찰 대기중인 시중자금 규모도 2조원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밖에 연초만 해도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졌던 실권주 공모 역시 각광받기 시작, 지난 3월말 1백38억원에 불과했던 실권주 청약예수금 잔액이 지난달 24일 현재2백26억원에 달해 불과 두달이 안되는 기간 동안 1백억원(63.77%) 가량 늘어났다. 특히 이달에 실시된 6차례의 실권주 공모에서 현대종금(미달)을 제외한 나머지 5개사의 실권주 공모경쟁률은 평균 48.17대 1을 기록해 부쩍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실명제 및 부도 위기감을 피해 떠돌던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후 회사채 수익률 하락으로 기대 수익이 낮아지자 재차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뚜렷한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 및 주식시장 주변으로 몰려드는 현상은 상당 기간 계속돼 금융장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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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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