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지수개편했더니… 올물가 0.4%P나 떨어졌네

■물가 품목 어떻게 달라졌나<br>스마트폰 이용료·떡볶이등넣고 금반지는 빠져<br>고물가 여전한데 수치만 낮춰… '꼼수 개편' 비판


앞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스마트폰 이용료, 가전제품 렌털비, 인터넷전화료, 삼각김밥, 떡볶이 등 43개 품목이 포함된다. 반면 금반지와 공중전화 통화료, 캠코더, 정수기 등 21개 품목은 제외된다. 이번 지수 개편으로 올 들어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은 기존의 4.4%에서 4.0%로 0.4%포인트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도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치인 4.0%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고 올해 말까지 고속도로 통행료와 철도료,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은 이러한 내용의 2010년 기준연도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안을 발표했다. 5년 단위로 이뤄진 지수 개편으로 2010년이 기준지수 100으로 변경된다. 이 지수는 2010년 1월부터 소급적용된다. 우선 정보산업(IT)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 이용료와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사용료 등이 추가됐고 여가와 취미활동이 늘어나면서 문화 강습료와 원예용품, 캠핑용품 등도 포함됐다. 식문화가 바뀌면서 혼식곡, 막걸리(외식), 오리고기(외식), 삼각김밥과 떡볶이 등도 추가됐다. 반면 소비생활의 변화에 맞춰 한복과 정수기, 캠코더, 유선전화기, 전자사전, 공중전화 통화료, 영상매체 대여료 등 사양제품이나 서비스 이용료 21개 품목은 제외됐다. 특히 논란이 됐던 금반지의 경우 조사 대상에서 빼되 장신구는 포함시켰다. 통계청은 유엔의 국민소득 편제기준(SNA)과 목적별 소비지출 분류기준(COICOP)상 금반지는 자산으로 구분돼 소비지출에서 뺐다고 밝혔다. 품목별 가중치도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의 소비지출액 구성비를 반영해 재조정됐다. 기존 근원물가지수(농산물ㆍ석유류 제외)에 추가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물가지수도 병행 표기된다. 이번에 금반지가 빠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무려 0.25%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품목 및 가중치 조정효과 0.12%포인트, 기하평균 적용효과 0.02%포인트 등을 포함해 물가 하락효과가 0.4%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로 그동안 지수 개편에 따른 물가 하락효과 0.1~0.3%포인트를 웃도는 것이다. 서민들은 여전히 고물가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통계수치만 낮아지는 꼴이어서 정부가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계기준에서는 이미 1994년 제외된 금반지를 계속 포함시키다 이번에 갑자기 빼고 가격변동폭이 큰 농축수산물의 가중치를 크게 낮췄다는 것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반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국제기준을 이유로 이를 제외한 것은 분명히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전기ㆍ도시가스 같은 공공요금과 이동전화료, 학원비와 병원비에 대한 가중치가 대폭 늘면서 정부의 집중관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체가 이들 상품의 가격을 올릴 때 정부의 눈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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