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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성남시 분당의 한 증권사 지점. 캐나다 이동통신시장 '빅(big)3'중 하나인 텔러스(TELUS) 관계자들이 들이닥쳤다. 기지국 신호가 잘 닿지 않는 음영지역에서도 '빵빵' 터지는 4G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의 비결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자리에 서있기도 하고 빠르게 걷기도 하면서 연신 속도를 시험하는 텔러스 관계자 옆에서 SK텔레콤 직원들은 이곳에 설치된 LTE 펨토셀(Femto cell)을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LTE펨토셀은 음영지역이나 트래픽 밀집지역에 설치해 원활한 통신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소형기지국이다.
통신장비업체 씨에스(CS)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천복 상무는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LTE 펨토셀은 씨에스가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 상무는 "국내 중소기업이 직접 해외 통신사업자와 거래를 개척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며 "하지만 세계적인 서비스 수준을 갖춘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에서 직접 자신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장비라고 소개해주면 신뢰도가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에서 협력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의 안내로 텔러스 관계자들이 방문한 협력업체는 씨에스를 포함해 2곳. 우선 장비가 설치된 현장에서 앞선 국내 통신기술을 체험한 뒤, 해당 업체에 직접 방문해 대표(CEO)와 면담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국내에 방문한 해외 통신사업자와 협력업체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기 위한 투어를 일년에도 수차례씩 진행하고 있다. 물론 투어를 계기로 납품이 이뤄지더라도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고, 해외 통신사와 협력업체가 '직접계약'을 맺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신설된 BR(Biz Relation)팀이 파트너와 동반성장을 전담한다"며 "특히 협력사에 대한 해외진출 지원을 동반성장의 중요한 진화방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MWC(Mobile World Congress) 등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때 협력업체의 제품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단독으로 전시회에 참가할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거니와 좋은 자리를 배정받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의 사정을 배려한 것. 씨에스 역시 지난 2011년 MWC에 SK텔레콤과 함께 참가해 행사의 중심지에서 당당히 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시회 공동참가는 SK텔레콤 부스를 방문하는 전세계 주요 정보통신미디어(ICT) 관계자와 전문가들에게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SK텔레콤에서 전시하는 기술ㆍ서비스와 연계해 제품을 홍보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흥배 씨에스 대표는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지원으로 국내 통신망 투자가 줄어들더라도 협력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건강하면 SK텔레콤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으니 이게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