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G7파장 크지않다] 원貨절상 속도조절 시간 벌었다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담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약하다. 회담 후 첫 거래일인 9일 아시아 각국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환율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회담결과와 관계없이 `시장개입을 통해 엔화절상을 막겠다`는 의사를 분명이 했고, 우리 외환당국 역시 이날 개장과 함께 달러매수에 나서는 등 회담 전과 다를 바 없는 환율방어정책을 고수했다. G7 성명서가 중국 등을 타깃으로 유연한 환율정책을 촉구하면서도 환율급변동을 경계한다는 내용을 함께 채택하자 일단 외환당국은 힘을 받게 됐고 시장은 큰 동요없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약세의 큰 흐름을 되돌릴 가능성은 없으며, 어차피 원화절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원화가 선진국들의 직접적인 공격대상에서 비켜남으로써 어느 정도 속도조절은 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ㆍ시장 힘겨루기 지속=G7회담후 처음 열린 9일 서울 외환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장세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개장과 함께 환율은 1,166원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당국이 일부 대행기관을 통해 달러를 사들이자 1,170원80전까지 반등했고 이후 개입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다시 환율이 떨어지는 등 전형적인 `개입 장세`가 이어졌다. 시장참여자들은 G7 성명서 내용이 원화나 일본 엔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와 실망이 교차하는 반응과 함께 `관망`에 들어갔다. 공격적인 달러매도보다는 외환당국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낼 것인지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따라서 극단적인 환율 변동 위험은 비켜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G7회담을 앞두고 한 때 선ㆍ현물환 시장에서 투기적으로 달러를 팔아 치웠던 일부 역외 세력들도 잠잠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G7회담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약해진 것일 뿐 `달러 약세ㆍ원화절상`의 대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유로화 강세가 진정되면 국제시장의 자금이 아시아권 통화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결국 `시장`과 `당국`의 대결구도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 상당기간 강세 가능성=9일 국제 외환시장의 흐름은 G7 재무장관 회담 성명서의 내용을 일단 반영한 형태로 나타났다. G7 성명서의 골자를 크게 2가지로 구분하면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과 환율 유연성이 결여된 주요 국가와 지역의 유연성이 제고돼야 한다는 점. 전자는 달러에 대해 유로화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불만을 감안한 것이고, 후자는 환율과 관련한 마찰압력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전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성명서의 내용대로 9일 시장에서는 유로화가 달러에 대해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시아 주요 통화는 달러에 대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이것이 기조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인가 여부. 우선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하락은 `반짝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U의 강한 불만이 성명서에 반영됨으로써 유로화가 잠시 하락세를 보였지만 달러약세기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JP모건은 이날 G7 재무장관 회담 성명서가 달러 약세에 관대한 입장을 나타냈던 지난해 9월의 두바이회담과 별반 차이가 없으며,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달러하락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두바이회담 이후 달러약세에 따라 이미 절상압력을 받아 온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경우는 환율 유연성 확대를 촉구한 이번 회담으로 평가 절상에 속도가 붙는 등 적지 않은 기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상태다. <정구영기자, 이연선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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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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