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세계펀드시장 쥐락펴락

미국계 소수 대형 펀드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중ㆍ소형 투자조합과 대형 펀드로 양분돼 있던 세계 펀드 시장을 이젠 몇몇 선두 업체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가 미국계다. 특히 운용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일단 큰 돈을 굴릴 수 있게 된 선두 업체들의 지배력은 갈수록 커질 공산이 큰 상태다.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세계 탑 5위에 랭크된 펀드 업체 가운데 3개가, 20위 중엔 12개가 각각 미국 업체다. 1위는 자산 규모 8,318억3,000만유로로 미국 피델리티가 차지했고, 미국의 SSGA(2위), 독일의 도이치AM(3위), 영국의 BGI(4위), 미국의 뱅가드그룹(5위)이 뒤를 이었다. 지난 10년간 이들의 업계 장악력도 더욱 커졌다. FT에 따르면 현재 상위 20개 업체가 총 14조7,656억유로의 세계 펀드 자금 가운데 42%인 8조5,366억유로를 주무르고 있다. 골리앗이 다윗을 이기는 `규모의 경제`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게 펀드 업계의 현실인 셈. 이들은 보스턴과 뉴욕, 런던 등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운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피델리티는 보스턴과 런던에 운용 본부를 갖고 있으며, 도이치AM은 미국 사업부인 스커더, 비미주 사업부인 DWS로 나뉘어 있다. 미국 JP모건플레밍은 미국 고객에겐 JP모건, 유럽 고객들에겐 플레밍으로 각각 공략하고 있다. 반면 자산관리 부문에선 유럽계가 미국계를 앞섰다. 상위 5위 가운데 4개가 유럽계고 단 1개만이 미국계였다. 스위스의 UBS가 1위, 독일 알리안츠가 2위, 미국 피델리티가 3위에 올랐다. 한편 펀드와 자산관리 부문 모두 1~2위간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 향후 `승자 독식`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펀드 업계 1위인 피델리티는 2위 SSGA에 비해 자산 규모가 14.5% 컸으며, 자산관리 부문 1위인 UBS와 2위 알리안츠의 자산 규모 격차는 무려 41%나 됐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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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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