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빈자리 기관이 채웠다

외국인 차익실현 속<br>기관은 잇따라 사들여<br>국민연금 등 자금 여유<br>매수세 당분간 지속될듯


국내 증시의 주도세력이 외국인에서 기관투자가로 바뀌고 있다.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반면 연기금을 앞세운 기관들은 잇달아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등의 주식 매수 여력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관들의 주식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61포인트(0.70%) 오른 1,955.1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경기지표 호전과 스페인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이 국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이날 기관들이 1,33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이 81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반등장에 앞장섰다. 또 최근 계속된 펀드환매 랠리로 1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에 나섰던 투신도 이날 920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최근 국내 증시의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도 장중 내내 순매도로 일관하다 막판에 224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요즘 들어서는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전날까지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이 기간 동안 주로 NHNㆍ삼성전자ㆍLG전자ㆍKODEX200ㆍ농심ㆍ현대차 등을 내다 팔았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1,800대에 머물렀던 지난 8월에만 5조2,0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고 지난달 역시 3조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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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달 들어 증시가 3ㆍ4분기 어닝시즌으로 들어서면서 실적 기대감이 줄어든데다 유럽의 리스크도 여전해 지수가 현 상황보다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수대에서 사들였던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글로벌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중국을 비롯한 저평가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빈자리를 기관이 채우기 시작하면서 코스피지수는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관은 최근 4거래일 연속 매수우위에 나서며 4,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이 기간 동안 NHN과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비교적 여러 업종의 종목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최근 이 같은 기관 매수세 뒤에는 연기금의 역할이 크다. 연기금은 이달 초 매수세가 다소 주춤거렸지만 최근 들어 다시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국민연금 운용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국내 주식투자 비중 목표치가 19.3%다. 하지만 아직까지 1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연말까치 추가적인 자금 유입 기대감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경우 매수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사고 있다'는 움직임 자체가 시장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연기금의 활발한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기관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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