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24일] 차미네이터와 로봇 국회의원

SetSectionName(); [기자의 눈/6월 24일] 차미네이터와 로봇 국회의원 임세원 기자(정치부) why@sed.co.kr

남아공 월드컵 기간 초기에 '로봇 차두리' 라는 농담이 등장했다. 우직하게 공만 차는 차 선수가 어쩌면 아버지 차범근 SBS 해설위원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다. 비슷한 비유를 여당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계파 수장이 국회의원을 조종한다는 지적이 세종시 수정안 처리에서 예외 없이 맞아떨어진 탓이다. 여권이 세종시 수정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은 9개월 여 전이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전체 의원이, 계파별 중진의원끼리 해법을 모색하긴 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전 당대표를 따라 둘로 갈린 의원들은 입으로는 자기 소신이라면서 내용은 계파 수장의 입장을 말했다. 일부 의원이 내놓은 절충안은 수장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휴지조각이 됐다. 계파 입장에 충실한 의원들은 소신을 말한 의원에게 '자기 정치한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렇게 허송세월 한 뒤 국토위에서 표결한 결과 여당 의원 중에 계파 수장의 입장과 달랐던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 두 계파의 100여명이 넘는 사람이 9개월 넘게 토론했지만 합의점은커녕 조율 가능성 하나 찾지 못한 셈이다. 의원들도 계파가 문제란 걸 안다. 6ㆍ2 지방선거 이후 여당에서 쇄신을 요구했던 의원들은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계파 청산을 외쳤다. 그러나 보름 만에 닥친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서 의원들은 도로 계파 수장의 품으로 돌아왔다. 일부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다시 한 번 올리기로 하면서 중립계를 비롯해 계파에 휩쓸리기를 저어했던 일부 의원들은 "이번에야말로 투표하면 계파 낙인이 찍힐 텐데 어디를 택해야 하나"라는 걱정을 할 정도다. 의원들은 수장이 공천이라는 국회의원의 생사를 거머쥐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한다. 그들 말마따나 공천은 수장에게 받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직 선출은 국민에게 받았다. 즉, 국회의원이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까닭은 수장의 힘 덕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했다는 사실 때문이란 얘기다. 계파 보스 눈치를 보느라 국민 눈치 보는 일을 잊은 국회의원을 국민들이 다음에도 선택할 지 스스로 생각해볼 일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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