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선점(?)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1일 오후 10월 재보선지역 중 한곳인 강원도 강릉을 전격 방문했다. 이 지역 재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친박근혜계 심재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강릉시당 당협위원장인 심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시 박 전 대표 캠프의 강원도 총책을 맡는 등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다.
박 전 대표는 개소식 축사에서 “심재엽 위원장과는 아주 각별한 사이로 조용한 성품이지만 어떤 일이든 한번 맡으면 성심껏 끝까지 해내는 믿을 수 있는 분”이라면서 “심 위원장이야말로 외유내강한 분이고 소리 없이 강한 분으로 오늘 개소식을 계기로 심 위원장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용기와 힘을 많이 북돋워주기를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재보선 선점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미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4ㆍ9 총선’과 ‘4ㆍ29 재보선’에 이어 또다시 친이명박계와 친박 간 공천다툼으로 당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0월 재보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공천에 대한 친이와 친박 간 교통정리가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계파 간 정면충돌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현재 친이계에서는 청와대 김해수 정무비서관, 권성동 법무비서관이 강릉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기류 때문인지 박 전 대표 측은 이번 방문에 대해 개인적 차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 “나라를 위해서 해야 되는 일은 기꺼이 해야 되는 것”이라면서 “나랏일을 하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없고 너와 나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사 파견은 이미 1월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이번 특사 파견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싸움이 있었느냐”고 반문했고 ‘향후 다른 공직을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나라를 위해 해야 되는 일은…”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희태 대표의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답을 드리거나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박희태 대표가 양산 재선거에서 친박 측의 지원을 바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선거와 관련해 제가 여태까지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을 비롯, 한선교ㆍ서상기ㆍ유정복ㆍ남경필 의원, 지역인사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