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04일] 이건희 회장 소환으로 특검수사 끝내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4일 특검에 전격 소환됨으로써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소환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등 주요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회장의 조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ㆍ부인에 이어 이 회장의 특검 출석은 본인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불행이다.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이 해소돼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가 수사기관에 출석함으로써 한국 경제는 물론 그룹의 이미지 저하까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것도 지난 1995년의 전두환ㆍ노태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이어 두번째라는 점에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외 관심사는 이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다. 지금 단계에서는 예단할 수 없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만으로도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올해로 고희를 맞은 삼성그룹은 창업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혹 대상이 된 많은 부분이 과거의 관행에 따른 점도 있지만 명쾌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삼성의 책임이다. 언젠가는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의혹이라는 점에서 삼성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의 자세가 요구된다.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을 떨쳐버리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삼성그룹에 요구되는 것은 이 회장의 소환에 대한 ‘올 것이 왔다’는 자괴심보다 모든 의혹을 털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사고다. 특히 경영권 승계 문제는 삼성그룹의 미래가 달렸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명확히 할수록 삼성의 미래가 밝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검 측이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에 이어 이 회장을 전격 소환한 것은 수사기간을 더 연장하지 않고 8일로 마무리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사가 길어질수록 삼성그룹은 물론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검 측도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에서 갖는 비중을 고려해 신중히 대처해야겠지만 삼성그룹도 수사가 8일로 끝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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