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추가 테이퍼링에 중국 경기까지 둔화] 월가도 창 대신 방패 잡는다

주식·정크본드서 자금 빼

대형주·고배당주·국채 등 안전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헤지펀드 등 월가 투자가들이 방어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것은 물론 미국시장에서도 대형주, 고배당 기대주, 국채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시장도 신흥시장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 투자금은 주식·정크본드 등에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 1월 한 달 동안 미국과 유럽, 영국, 일본 등 선진 4개권역 증시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한 것이 단적인 예다.


또 시장조사업체 리퍼에 따르면 1월에 정크본드 펀드에서 9억달러가 빠져나가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유출이 일어났다.

반면 가격 변동성이 작은 애플·시스코 등의 대형주나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러같이 높은 배당금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형 배당주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캐터필러의 주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당 93.91달러로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채권으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대에 머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상승(가격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과 달리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단기 국채도 각광을 받아 미 2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31일 0.328%로 추가 테이퍼링 결정이 나온 지난달 29일(0.351%)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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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형주가 각광을 받는 것은 향후 극심한 변동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주는 소형주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작기 때문이다.

1월 한 달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일일 주가지수 변동폭은 0.6%로 지난해 평균보다 11%나 높았다. 또 높은 배당금을 줄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투자할 경우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배당금이 만회해줄 것이기 때문에 고배당 기대주로도 돈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채권에 돈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주요국 증시가 최대 30%나 상승한 가운데 연초 들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채권으로 돈을 옮겨 수익을 보전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테이퍼링으로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당초 예상됐지만 주식만큼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심리도 이런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단기국채는 안정적이면서도 추후 쉽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방어적인 모습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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